[묵상글]

그의 인자하심이 크심이로다

전봉석 2023. 8. 16. 05:19

 

그가 나를 데리고 성전 문에 이르시니 성전의 앞면이 동쪽을 향하였는데 그 문지방 밑에서 물이 나와 동쪽으로 흐르다가 성전 오른쪽 제단 남쪽으로 흘러 내리더라

에스겔 47:1

 

우리의 죄를 따라 우리를 처벌하지는 아니하시며 우리의 죄악을 따라 우리에게 그대로 갚지는 아니하셨으니 이는 하늘이 땅에서 높음 같이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그의 인자하심이 크심이로다

시편 103:10-11

 

 

하나님의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수에 관한 내용이다. 성전의 문지방 밑에서 흘러나온 강이 죽음의 바다인 사해까지 흘러가서 생물들의 소생케 하고 척박한 땅이 옥토로 변하게 만든다. 하나님의 보좌에서 흘러나온 물은 죽음에 이른 생물뿐만 아니라 무생물까지도 살리는 능력이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예수께서 이르신,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요 7:38).” 하신 말씀을 연상하게 한다.

 

죽을 수밖에 없는 것들을 영생하게 하실 예표다. 모든 사람은 오직 예수를 믿음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질 수 있게 된다고 성경은 단언하신다. “이는 보좌 가운데에 계신 어린 양이 그들의 목자가 되사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시고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임이라(계 7:17).”

 

성전에서 흐르는 생명수는 회화적으로 묘사되고(1-12), 이스라엘 12지파에 대한 땅 분배를 언급한다(13-23). 물이 성전 문지방 밑에서 흘러나와 점점 불어나 아라바로 흘러가서 만물을 살렸다(6-12). 생명강가의 환상은 하나님의 나라가 하늘 보좌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수를 통해 점점 확장되어짐을 느끼게 한다. 궁극적으로 ‘어린 양의 보좌’에서부터 생명의 강이 근원을 이룬다. “또 그가 수정 같이 맑은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이니 하나님과 및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나와서 길 가운데로 흐르더라 강 좌우에 생명나무가 있어 열두 가지 열매를 맺되 달마다 그 열매를 맺고 그 나무 잎사귀들은 만국을 치료하기 위하여 있더라(계 22:1-2).”

 

예수님은 성전이시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 …그러나 예수는 성전된 자기 육체를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 (요 2:19, 21).” 이를 믿는 자에게서는 생수의 강이 흘러나온다. “명절 끝날 곧 큰 날에 예수께서 서서 외쳐 이르시되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 이는 그를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 (예수께서 아직 영광을 받지 않으셨으므로 성령이 아직 그들에게 계시지 아니하시더라)(요 7:37-39).”

 

에스겔이 본 생명수의 환상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으로 완성된다. 하나님의 나라를 예표 한다. 하나님의 구속 역사의 완성을 땅의 회복과 분배로 서술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하나님의 언약에서 일관되게 나타내는 진술과 이어진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되어 이삭(창 26:3, 4, 24)과 야곱(창 35:9-12)을 거쳐 모세에게(출 6:8) 땅의 부여하실 것을 약속하셨다. 여호수아에 이르러 실제 약속의 땅이 성취되었다(수 21:34).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를 우상 숭배로 물들였고, 하나님은 언약의 땅에서 그들은 추방당하게 하셨다. 이에 이스라엘의 회복은 당연히 ‘약속의 땅’으로 돌아가 땅을 재분배 받는 것이다.

 

에스겔은 땅의 분배를 통해 마지막 날에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늘나라의 기업을 상속받을 것을 예표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는 누구나 영생을 얻을 것이다. “내가 또한 너희에게 말하노니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인자도 하나님의 사자들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눅 12:8).” 이로써 우린 주의 생수를 마심으로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요 4:14).”

 

우리 믿는 자들은 죄 사함을 받았다. “그에 대하여 모든 선지자도 증언하되 그를 믿는 사람들이 다 그의 이름을 힘입어 죄 사함을 받는다 하였느니라(행 10:43).” 이를 오늘 시편으로 묵상해도,

 

우리의 죄를 따라

우리를 처벌하지는 아니하시며

우리의 죄악을 따라

우리에게 그대로 갚지는 아니하셨으니

이는 하늘이 땅에서 높음 같이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그의 인자하심이 크심이로다

(시 103:10-11).

 

이와 같이 믿는 자마다 다시 난 자로 산다.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자마다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니 또한 낳으신 이를 사랑하는 자마다 그에게서 난 자를 사랑하느니라(요일 5:1).”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 ‘낀 자’로 있다는 것을 가끔 느낀다. 어제 불쑥 누구의 전화가 들어왔다. 잊을만하면 전화하는 이다. 진한 사투리와 함께 정다운 욕설이 먼저 나온다. 환자들은 좀 모이나? 하고 저는 말했다. C. 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서 사탄은 믿는 자를 환자라 하였다. 사탄에게 예수는 원수다. 사투리 섞인 저의 악의 없는 말투에 헛웃음이 자꾸 났다. 예전의 나를 반증하는 것이다. 하늘나라의 영광과 복락을 저에게 말한다 한들 저야말로 들어도 듣지 못하는 환자다.

 

에스겔은 여기서 하나님의 구속 역사의 최종적인 완성을 두 가지로 보여준다. 생수의 강으로 소생된 세계는 약속의 기업을 물려받음으로써 완성된다. 생명을 살리는 물이 성전에서 흘러나온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가 나를 데리고 성전 문에 이르시니 성전의 앞면이 동쪽을 향하였는데 그 문지방 밑에서 물이 나와 동쪽으로 흐르다가 성전 오른쪽 제단 남쪽으로 흘러 내리더라 그가 또 나를 데리고 북문으로 나가서 바깥 길로 꺾여 동쪽을 향한 바깥 문에 이르시기로 본즉 물이 그 오른쪽에서 스며 나오더라(겔 47:1-2).”

 

성전은 하나님의 임재 처소이며 곧 예수시다. 구원은 오직 저를 믿을 때만 가능하다. 이를 누구보다 바울은 누누이 강조하였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롬 10:9).” 이로써 성경을 꿰뚫어 그 원리를 정립하였다. “또 하나님이 이방을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로 정하실 것을 성경이 미리 알고 먼저 아브라함에게 복음을 전하되 모든 이방인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하였느니라(갈 3:8).” 이는 우리의 믿음이 한 뿌리에서 난 것을 확실히 한다. “그러므로 믿음으로 말미암은 자는 믿음이 있는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느니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아브라함의 복이 이방인에게 미치게 하고 또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성령의 약속을 받게 하려 함이라(9, 14).”

 

하나님과 어린 양 예수 안에서 택함 받은 백성들은 영생을 누릴 것이고 한량없는 희락과 평화를 맛보게 될 것이다.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계 21:3b-4).” 이에 “성 안에서 내가 성전을 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와 및 어린 양이 그 성전이심이라(22).”

 

우린 어떤 유형의 성전, 건물로 연상할 수 없다. 하나님 곧 예수께서 우리의 성전이 되셨다. 그곳에서 생명의 물이 흘러 아라바로 내려가서 사해 바다에 이른 물은 먼저 바다를 소생시켰다. 염분이 많아 고기들이 살 수 없는 사해에 생수가 흘러들어 고기들이 살고 모든 생물이 서식한다. 도저히 살 수 없는, 용서받을 수 없는 패역한 사람들에게 복음은 참된 생명이 되어 저들을 살릴 것이다. 여전히 그 모습으로 살면서 뒤늦게 목사가 된 나와 교회를 우스갯소리로 하여 농담으로나 여기는 이의 영혼에도 가 닿을 것을 믿는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그러할 때 “그 말을 받은 사람들은 세례를 받으매 이 날에 신도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더라(2:41).” 이 놀라운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

 

하나님은 멸망한 것을 소성시키시며, 축복과 구원으로 회복시키신다.

 

“그 날에 네가 말하기를 여호와여 주께서 전에는 내게 노하셨사오나 이제는 주의 진노가 돌아섰고 또 주께서 나를 안위하시오니 내가 주께 감사하겠나이다 할 것이니라 보라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라 내가 신뢰하고 두려움이 없으리니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며 나의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심이라 그러므로 너희가 기쁨으로 구원의 우물들에서 물을 길으리로다(사 12:1-3).”

 

오늘 시편은 이와 짝을 이뤄 묵상하게 한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그의 거룩한 이름을 송축하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

(103:1-2).

 

나는 누구보다 내가 어떠했는지 안다. 여전히 안 믿는 친구나 제자가 내 곁에 있다. 저들에게 복음의 생수가 흘러가기를, 나로 그 통로가 되게 하실 것을.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차별이 없음이라 한 분이신 주께서 모든 사람의 주가 되사 그를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부요하시도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롬 10:12-13).” 이 놀라운 역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휴일이라 그런지 한 녀석이 모처럼 전화를 했다. 기껏 돌이켜 함께 믿음 안에 살려는가했던 아인데, 말로만 듣던 보이스피싱으로 몇 천을 사기당한 그 아이다. 그 일로 아이는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막노동부터 별의 별 직장을 다 다니며 일을 한다. 우려하며 같이 예배드리길 권하지만 호응이 없다. 간호사하는 여동생도 결국은 신앙생활을 저버리고 안 믿는 자처럼 살고 있다고 했다. 한참 아이가 힘들 때 어머니도 교회를 좀 다니셨는데 이내 자기 체질에는 절이 맞는다며 그리로 갔다. 교회는 좀 어떤지, 교인들은 늘었는지를 묻는다는 게 ‘환자들은 많이 모이나?’ 하고 묻던 이나, 주일 날 줌으로라도 예배 같이 드리자고 하자 ‘다음에요!’ 하고 거절하는 아이나… 도저히 가망이 없을 것 같지만.

 

그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네 생명을 파멸에서 속량하시고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우시며

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하게 하사

네 청춘을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

(3-5).

 

오늘 시편의 찬송이 내 노래가 되지 않았나? 여전히 가까우면서 이제는 먼 데 있는 친구나 선생이나 제자에게 ‘나의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넘칠 것’을 믿는다.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요 7:38).” ‘그 배’는 거짓과 오만, 나만 아는 이기심과 탐욕으로 찼던 배이다. 남의 말을 별미로 삼아 삼켰던, “남의 말하기를 좋아하는 자의 말은 별식과 같아서 뱃속 깊은 데로 내려가느니라(잠 18:8).” 온갖 더러움과 추함이 가득하여, ‘그 배’가 곧 나의 신이었던 나를 기억한다. “그들의 마침은 멸망이요 그들의 신은 배요 그 영광은 그들의 부끄러움에 있고 땅의 일을 생각하는 자라(빌 3:19).” 그러했던 나를,

 

여호와는 긍휼이 많으시고

은혜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고

인자하심이 풍부하시도다

자주 경책하지 아니하시며

노를 영원히 품지 아니하시리로다

우리의 죄를 따라

우리를 처벌하지는 아니하시며

우리의 죄악을 따라

우리에게 그대로 갚지는 아니하셨으니

이는 하늘이 땅에서 높음 같이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그의 인자하심이 크심이로다

(8-11).

 

오늘의 나에게까지 흘러서 닿은 생수의 물이 죽었던 나의 영혼을 살리신 것처럼, 여전히 내 곁을 같이 하는 ‘사해와 같은’ 저들에게도 이 놀라운 생수의 강이 흘러 넘칠 것을 믿는다. 그리하여,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이

우리의 죄과를 우리에게서 멀리 옮기셨으며

아버지가 자식을 긍휼히 여김 같이

여호와께서는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나니

이는 그가 우리의 체질을 아시며

우리가 단지 먼지뿐임을 기억하심이로다

(12-14).

 

우리의 체질, 그 죄의 형질을 아심으로 오늘도 참고 기다리신다. 하나님은 우릴 다 아신다.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5:21).” 이 놀라운, 참으로 기이하기만 한 사실은 오늘의 나였고, 이를 증명하게 하실 이는 저들이었다. 그러므로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사 40:31).”

 

능력이 있어 여호와의 말씀을 행하며

그의 말씀의 소리를 듣는

여호와의 천사들이여 여호와를 송축하라

(20).

 

이와 같이 내가 주를 항상 송축할 때, 내 주변의 모든 ‘사해’들이 살아날 것을 믿는다.

 

여호와의 지으심을 받고

그가 다스리시는 모든 곳에 있는 너희여

여호와를 송축하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22).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