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글]

우리가 주의 이름을 부르리이다

전봉석 2018. 7. 23. 07:22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니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

고린도전서 15:57-58

 

주의 오른쪽에 있는 자 곧 주를 위하여 힘있게 하신 인자에게 주의 손을 얹으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주에게서 물러가지 아니하오리니 우리를 소생하게 하소서 우리가 주의 이름을 부르리이다

시편 80:17-18

 

 

우리 안에 드는 어떤 부정적인 생각은 그것으로 우리 마음을 주도한다. 습관적으로 늦게 오는 일, 깨작거리거나 쓸데없는 일에 시시콜콜 다 관심을 기울이는 등 헛되이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죄의 품성이다. 꾸물거리고 꼭 뭘 하면 그 일에 곁가지를 치고, 지나치게 다른 일에 관심을 두고, 걱정이 많고, 중요한 사안을 뒤로 미루거나 은근슬쩍 벗어나려 하는 따위의 모든 행위가 그러하다. 어쩌면 우리 인생은 이와 같이 넌덜머리나는 속성과 날마다 싸우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단지 죽음으로 끝나는 일이라면, 이것과 “더불어 싸웠다면 내게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면 내일 죽을 터이니 먹고 마시자 하리라(고전 15:32).” 그저 다만 헛되고 헛된 일이어서 우리의 노력은 가소롭기 그지없겠다. 하나 오늘 말씀은 나를 붙드신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니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고전 15:57-58).”

 

그러그러한 자신과의 싸움이 누구를 사랑하고 어떤 일에 전진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깨작거리며 비능률적인 일에 얽매여 뭉개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드는 모든 나태에 대하여, 주의 손을 얹으소서! “주의 오른쪽에 있는 자 곧 주를 위하여 힘있게 하신 인자에게 주의 손을 얹으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주에게서 물러가지 아니하오리니 우리를 소생하게 하소서 우리가 주의 이름을 부르리이다(시 80:17-18).”

 

무척 더운 날씨였다. 아이가 와서 같이 예배를 드렸다. 이제는 스스럼없이 굴어 고마웠다. 같이 시원한 열무국수로 점심을 먹여 보냈다. 딸애가 자전거를 하나 사주었다. 누구에게 얻은 것이 고장난지 오래였다. 매장 안을 가득 메운 자전거들의 가격이 제각각이었다. 나는 그저 싼 걸 고르고 아내는 실용적인 걸 골랐다. 그 가운데서도 값이 또 천차만별이었다. 가격에 따라 그 위치와 놓인 공간이 달랐다. 맘에 쏙 드는 게 있어 물었더니 칠백만원이었다. 동그라미를 하나 뺀다 해도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나는 그저 싼 걸 찾는데 아내는 내게 다리 구실을 할 만한 실용적인 것으로 골랐다.

 

바퀴가 작고 어디든 가지고 다니기 용이한 것으로 한 것인데, 가격이 삼십만 원이면 그래도 너무 과하다 싶어 망설였다. 그러자 딸애가 얼른 그것으로 결정하였다. 한낱 자전거 따위도 그 가격에 따라, 기능과 재질과 쓰임에 따라 그 놓인 위치와 위상이 다른 것이다. 오늘 아침 이 말씀은 오늘 우리의 삶의 가격을, 그 영광의 무게를 묵상하게 한다. 이는 “하늘에 속한 형체도 있고 땅에 속한 형체도 있으나 하늘에 속한 것의 영광이 따로 있고 땅에 속한 것의 영광이 따로 있으니 해의 영광이 다르고 달의 영광이 다르며 별의 영광도 다른데 별과 별의 영광이 다르도다(40-41).”

 

우리가 하는 일이 별 볼일 없는 것 같고 고작 한 아이를 두고 것도 힘에 겨워 씨름하는 보잘것없는 일 같으나, 나는 이 일마저 황송할 때가 있다. 즉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10).” 두시는 바 있는 그대로의 삶 가운데서 주를 바라는 게 순종이었다. 뭘 자꾸 흉내 내고, 어떤 일에 턱없이 기대를 걸고, 곁가지를 치듯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정작 해야 할 것을 미루는!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고전 4:2).” 내가 아이를 생각함은 그저 별 것도 아닌 일이겠으나 그것으로 마음을 기울여 주를 바라듯, 내가 내 몸을 이끌고 사는 일이어서 어딜 조금은 용이하게 다니려고 자전거를 하나 구한 것이었으니. 나는 자전거 매장 안에서도 각각 저마다의 영광이 다른 것에 크게 놀라워하였다. 결국 우리의 참음과 견딤은 막연한 것이 아니어서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전 13:7).” 주를 사랑하는 이 마음만이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사랑은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아니하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8).” 나름 훌륭하다고 여기는 것들은 모두 폐하고 그치게 되는 것은, “이는 그들이 하나님의 진리를 거짓 것으로 바꾸어 피조물을 조물주보다 더 경배하고 섬김이라 주는 곧 영원히 찬송할 이시로다 아멘(롬 1:25).” 천차만별인 자전거 가격 앞에서도 이리 놀라운데 하물며 무엇을 바라고 어떤 데 더 온전하기를 바라는가하는 일은 결코 헛되지 않을 거였다. 곧 우리의 영광은 그리스도의 영광과 비례한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나 우리를 양육하시되 경건하지 않은 것과 이 세상 정욕을 다 버리고 신중함과 의로움과 경건함으로 이 세상에 살고 복스러운 소망과 우리의 크신 하나님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심을 기다리게 하셨으니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딛 2:11-14).” 그러니까 나의 영광은 그리스도를 바로 알고 의지하는 데 따른 영광이었다. 내 값으로는 고작 자전거 삼십만 원짜리 하나에도 황송할 따름이나, 이를 천 배 만 배 값어치 있는 가치로 바꾸신 것이다.

 

‘나의 나 된 것은 주의 은혜라.’ 날마다 매순간 이와 같은 말씀 앞에서 나는 나의 온전함을 확신한다. 주가 세우심이다. “지금 내가 여러분을 주와 및 그 은혜의 말씀에 부탁하노니 그 말씀이 여러분을 능히 든든히 세우사 거룩하게 하심을 입은 모든 자 가운데 기업이 있게 하시리라(행 20:32).” 말씀의 약속이다. 능히 든든히 세우실 것이다. 우리 마음에 심겨진 이 말씀, “그러므로 모든 더러운 것과 넘치는 악을 내버리고 너희 영혼을 능히 구원할 바 마음에 심어진 말씀을 온유함으로 받으라(약 1:21).”

 

내게 두시는 한낱 미물만도 못한 생이었으나 주께서 이를 사용하실 때 한 영혼의 일이 천하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데 마음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 구원의 증거, “무슨 일에든지 대적하는 자들 때문에 두려워하지 아니하는 이 일을 듣고자 함이라 이것이 그들에게는 멸망의 증거요 너희에게는 구원의 증거니 이는 하나님께로부터 난 것이라(빌 1:28).” 내 것이 아니어서 다행이란 말이 옳기는 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하나님께로부터 난 것이’어서 안도한다. 곧 “해의 영광이 다르고 달의 영광이 다르며 별의 영광도 다른데 별과 별의 영광이 다르도다(고전 15:41).”

 

이에 죽은 자의 부활도 다른 것이다. “죽은 자의 부활도 그와 같으니 썩을 것으로 심고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욕된 것으로 심고 영광스러운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약한 것으로 심고 강한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육의 몸으로 심고 신령한 몸으로 다시 살아나나니 육의 몸이 있은즉 또 영의 몸도 있느니라(42-44).” 고로 오늘이 어떤 어려움, 육신으로 인한 고통이 그저 고통으로만 그치는 게 아니어서 복되었다. 나의 약함으로 주를 더욱 바라고 구할 수 있을 때, 사망도 삼킨다.

 

“이 썩을 것이 썩지 아니함을 입고 이 죽을 것이 죽지 아니함을 입을 때에는 사망을 삼키고 이기리라고 기록된 말씀이 이루어지리라(54).” 이는 우리의 승리에 대해 그리 주시는 이가 계시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니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57-58).” 하루 또 하루 더해지는 날들 가운데서 주시는 바 그 가운데서 주를 바라는 삶으로.

 

이를 곧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이니 그러므로 너는 내가 우리 주를 증언함과 또는 주를 위하여 갇힌 자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따라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딤후 1:7-8).” 결국 이는 믿음의 결국이었다. “예수를 너희가 보지 못하였으나 사랑하는도다 이제도 보지 못하나 믿고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으로 기뻐하니 믿음의 결국 곧 영혼의 구원을 받음이라(벧전 1:8-9).”

 

이에 내가 사는 날 동안 나로 하여금 ‘주의 오른쪽에 힘 있게 하시고, 주의 손을 내개 얹으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주에게서 물러가지 아니하오리니 우리를 소생하게 하소서 우리가 주의 이름을 부르리이다(시 80:18).” 그러므로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여 우리를 돌이켜 주시고 주의 얼굴의 광채를 우리에게 비추소서 우리가 구원을 얻으리이다(19).”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