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아름다우며 사람들에게 유익하니라
이 말이 미쁘도다 원하건대 너는 이 여러 것에 대하여 굳세게 말하라 이는 하나님을 믿는 자들로 하여금 조심하여 선한 일을 힘쓰게 하려 함이라 이것은 아름다우며 사람들에게 유익하니라
디도서 3:8
여호와여 다윗을 위하여 그의 모든 겸손을 기억하소서
시 132:1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하나님이 나를 어찌 돌이켜 주 앞에 이르게 하셨는가를 묵상한다. 전에는 어리석었고 순종하지 않았고 여러 정욕과 행락에 종노릇하였고 악독과 투기를 일삼았고 가증하였고 피차 미워하였다. “우리도 전에는 어리석은 자요 순종하지 아니한 자요 속은 자요 여러 가지 정욕과 행락에 종 노릇 한 자요 악독과 투기를 일삼은 자요 가증스러운 자요 피차 미워한 자였으나(딛 3:3).” 결코 나는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런 나를 나의 의로 의롭게 하신 게 아니라 ‘오직 그의 긍휼하심을 따라’ 새롭게 하셨다. “우리 구주 하나님의 자비와 사람 사랑하심이 나타날 때에 우리를 구원하시되 우리가 행한 바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긍휼하심을 따라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으로 하셨나니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그 성령을 풍성히 부어 주사 우리로 그의 은혜를 힘입어 의롭다 하심을 얻어 영생의 소망을 따라 상속자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4-7).”
이는 곧 영생의 소망을 따라 상속자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는 말씀 앞에 안도한다. 그러므로 영원히 쉴 곳으로 이끄신다. “여호와께서 시온을 택하시고 자기 거처를 삼고자 하여 이르시기를 이는 내가 영원히 쉴 곳이라 내가 여기 거주할 것은 이를 원하였음이로다(시 132:13-14).” 곧 “이 말이 미쁘도다 원하건대 너는 이 여러 것에 대하여 굳세게 말하라 이는 하나님을 믿는 자들로 하여금 조심하여 선한 일을 힘쓰게 하려 함이라 이것은 아름다우며 사람들에게 유익하니라(딛 3:8).”
말씀 앞에 가만히 앉아 스치듯 지나간 일들에 대하여 생각한다. 새벽 세 시 무사히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하였고 네 시를 조금 넘겨 자기 숙소에 들어왔다는 아들의 문자에 감사하였다. 태풍이 오고 비가 퍼붓고 도시가 잠겨 이재민이 속출하였다는 기사를 접하며, 그런 곳으로 가야 하는 아이 때문에 마음을 졸이며 밤잠을 설쳤는데. 나는 몇 번을 더 겪어야 의연할 수 있을까? 눈물이 핑, 돌고 가슴이 먹먹한 것이 아내도 그러했는가. 슬그머니 다가와 고개를 묻더니 아무 말이 없었다.
이렇듯 하나님은 우리의 인내를 도우신다. “그들은 내 백성이 되겠고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될 것이며 내가 그들에게 한 마음과 한 길을 주어 자기들과 자기 후손의 복을 위하여 항상 나를 경외하게 하고 내가 그들에게 복을 주기 위하여 그들을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는 영원한 언약을 그들에게 세우고 나를 경외함을 그들의 마음에 두어 나를 떠나지 않게 하고 내가 기쁨으로 그들에게 복을 주되 분명히 나의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그들을 이 땅에 심으리라(렘 32:38-41).”
옆에 펼쳐진 말씀을 본다. 나는 주의 백성이 되겠고, 하나님은 우리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한 마음과 한 길을 주신다는 것. 나와 내 후손을 위해 주를 경외하게 하시고 우리에게 복을 주기 위해 우리를 떠나지 않으신다. 이는 언약이다. 우리 안에 주를 경외하는 마음을 주셔서 주를 떠나지 않게 하셨다. 기쁨으로 복을 주시고 ‘분명히’ 주의 마음과 정성을 다해 우리를 이 땅에 심으신다. 말씀의 위로란 분명히 그럴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듣는 일이다.
그리하여 탐욕을 따르지 않게 하신다. “내 마음을 주의 증거들에게 향하게 하시고 탐욕으로 향하지 말게 하소서(시 119:36).” 우리를 말씀으로만 행하게 하신다. “여호와여 주의 도를 내게 가르치소서 내가 주의 진리에 행하오리니 일심으로 주의 이름을 경외하게 하소서(86:11).” 그래서 만족함으로 즐겁고 기쁘게 하신다.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이 우리를 만족하게 하사 우리를 일생 동안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90:14).”
이를 위하여 인내를 알게 하시는 것이다. “주께서 너희 마음을 인도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인내에 들어가게 하시기를 원하노라(살후 3:5).” 단지 잘 참고 견디는 일의 정도가 아니다. 이 인내는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인내다. 주가 참으심은 우리의 허물과 죄로 인함이다. 우리의 구원을 위한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복을 주기 위함이시다. 영원한 언약이다. 주를 경외하는 마음을 우리 마음에 두셨다. “내가 그들에게 복을 주기 위하여 그들을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는 영원한 언약을 그들에게 세우고 나를 경외함을 그들의 마음에 두어 나를 떠나지 않게 하고(렘 32:40).”
나는 이게 뭔지 안다. 하나님 없이 사는 사람들과 어울릴 때 나도 하나님 없이 사는 사람처럼 굴 때도 하나님은 때를 따라 도우시고 입히시고 지키셨음을 잘 안다. 그땐 그게 우연이거나 의당 그러그런 것이려니 하였는데, 주가 세우신 언약이었음을 이제는 확신할 수 있다. 그렇듯 흘러가게 두시지 않고 기필코 돌이켜 주 앞에 세우시는 이 은혜와 긍휼하심 앞에서, 나는 아들에 대한 염려도 근심도 오히려 나의 어리석음을 안다. 분명히 하나님은 “내 기쁨으로 그들을 복을 주되” 주의 마음과 정성으로 하시겠다고 하였다(41).
곧 하나님이 그리 하게 하시고 그리 얻게 하실 것이며 그리 행하실 일이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마음과 네 자손의 마음에 할례를 베푸사 너로 마음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게 하사 너로 생명을 얻게 하실 것이며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적군과 너를 미워하고 핍박하던 자에게 이 모든 저주를 내리게 하시리니 너는 돌아와 다시 여호와의 말씀을 청종하고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하는 그 모든 명령을 행할 것이라(신 30:6-8).”
오전에 일찍 중3 아이가 와서 쓴 글을 같이 분해하고 갔다. 그래도 하려고 하는 마음이 갸륵하고 들은 귀에 달라진 태도가 고마웠다. 딸애 사귀는 전도사가 와서 같이 점심을 먹었다. 딸애가 저리 좋다고 하니 그냥 모르는 척 하고 곁을 내어주던 것은 그 또한 주의 뜻 안에서 우리 곁에 두시는 일이려니. 받아들임이란 주를 신뢰하는 일이다. 오후께 부모님이 고기를 잔뜩 사갖고 오셨다. 손주 필리핀 들어가기 전에 먹인다고, 그렇듯 서로의 마음은 안쓰러우면서 그것으로 주를 바라는 것이었다. 결국 이번에도 나는 공항까지는 가지 못했다. 길고 분주한 하루였다.
이것까지도 주의 위로라. “끝으로 너희가 주 안에서와 그 힘의 능력으로 강건하여지고 마귀의 간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으라(엡 6:10-11).” 인내는 주의 전신 갑주를 입게 한다. 순순히 주의 뜻을 바라고 구하면 좋으련만. 참 우리는 생겨먹은 게 그렇지가 못해서. 결국은 어려움이 닥치고 환난이 임해야 주를 찾는다. 고난으로 마음은 주께 향하고 그 귀하신 도우심을 바란다. 늘 그러하면 좋을 텐데, 잠시 틈을 주면 금세 마귀의 간계가 여간한 게 아니다.
그래서 우리 마음이 혼인집에 있는 것보다 초상집에 있는 것이 낫다고 하셨구나. “지혜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으되 우매한 자의 마음은 혼인집에 있느니라(전 7:4).” 아니라고 하지만 마음은 늘 저 혼자 우매하여지기 마련이어서 주를 바라는 일이 즐겁고 좋을 때는 어그러지기 일쑤라. 그래서 우리 안에 소원을 두시는 거였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 2:13).”
내 안에서 행하시는 이가 하나님이시라는 데 이처럼 안도할 수 있다니! “지식 없는 소원은 선하지 못하고 발이 급한 사람은 잘못 가느니라(잠 19:2).” 말씀에 마음을 두고 사는 일이 왜 중요한가를 알겠다. 내 안의 소원이 나를 이끄는 거였다. “소망이 더디 이루어지면 그것이 마음을 상하게 하거니와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은 곧 생명 나무니라(3:12).” 주를 바라는 일, 그 도우심과 지키심과 함께 하심을 붙들고 서는 일. 하여 우리에게 맡기신 생을 다하는 날 동안 주를 의지하게 하시려고.
긍휼이었다. “그런즉 원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달음박질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오직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음이니라(롬 9:16).” 나의 수고와 애씀으로는 아니었다. 오직 나를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음이었다. 내 안에 두시는 이런저런 마음의 어려움들까지도 주가 더하시는 것이라면, 나를 온전하게 하실 것이다. 주의 뜻으로 이끌어 자기의 뜻을 행하게 하실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 가운데 이루실 영광이다.
“양들의 큰 목자이신 우리 주 예수를 영원한 언약의 피로 죽은 자 가운데서 이끌어 내신 평강의 하나님이 모든 선한 일에 너희를 온전하게 하사 자기 뜻을 행하게 하시고 그 앞에 즐거운 것을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 가운데서 이루시기를 원하노라 영광이 그에게 세세무궁토록 있을지어다 아멘(히 13:20-21).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