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씀이 네게 매우 가까워서
오직 그 말씀이 네게 매우 가까워서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은즉 네가 이를 행할 수 있느니라
신명기 30:14
너희는 하나님께 능력을 돌릴지어다 그의 위엄이 이스라엘 위에 있고 그의 능력이 구름 속에 있도다
시편 68:34
스트레스성 급체일 것 같다고 했다. 안정제와 소화제를 먹고 진정시켰다. 오후께 참지 못하고 아이 둘과 통화를 하였다. 어쩌다 그 입에서 죽고 싶다는 소리가 나오는지, 자신이 원하던 삶이 아니라고 여기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아이의 영혼이 그저 생활에 떠밀려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교회는 다니니? 그래도 가까운 곳이라도 좀 나가지! 하는 나의 말은 빙충맞게 들렸다. 아예 이제 그럴 생각도 없어요. 아이의 말이 얹힌 듯 가슴을 답답하게 하였다.
한 녀석은 무슨 갑상성항진증으로 돌아오는 목요일에 골밀도 검사와 시티촬영을 하기로 했다고 했다. 들어보니 그 외가 쪽 병력이 갑상선으로 인해 암으로 일찍 죽거나 고생을 하였다. 그런 녀석이 그래도 뭐라도 한다고 고기 집에서 알바를 시작하는데 오후 세 시부터 새벽 세 시까지라니! 갑상선은 특히 밤에 자고 낮에 활동하며 호르몬을 잘 조절해야 하는 것으로 아는데, 도대체 뭐라 하면 말을 듣지를 않는다. 하물며 널 위해 기도할게! 하고 기운 없이 말했더니 별로 와 닿지는 않지만 그러세요! 하는 것이다. 한 아이는 아예 하나님이니 교회니 듣기 싫고, 한 아이는 그러든가 말든가 개의치 않겠다는 투였다.
그래도 통화를 해서 좀 나았다 싶었는데 속은 울렁거리고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팠다. 새벽에 일어나 앉았더니 식은땀이 비 오듯 하고 한기가 들려, 안 되겠다 싶어서 응급실로 갔다. 그런데 적십자 병원이 응급실을 폐쇄하고 운영을 안 한다니! 다른 곳이라도 갈까 하다 출근 시간이 다가오자 불안한 마음에 도로 집으로 왔다. 이게 어찌 아이들 때문이겠나. 그런데 나의 마음은 몸을 못 살게 굴고 있었다. 아, “주께 피하는 자들을 그 일어나 치는 자들에게서 오른손으로 구원하시는 주여 주의 기이한 사랑을 나타내소서(시 17:7).” 이미 저들에겐 하나님에 대한 인식과 교회와 선생이 왜 염려하는지에 대해 별로 관심도 없을 뿐인데, 무얼 어떻게 할 수 있겠나?
오늘 말씀이 간절하다. “보라 내가 오늘 생명과 복과 사망과 화를 네 앞에 두었나니 곧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 모든 길로 행하며 그의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지키라 하는 것이라 그리하면 네가 생존하며 번성할 것이요 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가 가서 차지할 땅에서 네게 복을 주실 것임이니라(신 30:15-16).” 이를 어렵다 하고 싫어하는 까닭은 자신들의 세계를 놓기 싫은 것이다. 그게 더 나은 것이다.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한 이 명령은 네게 어려운 것도 아니요 먼 것도 아니라(11).”
그런데 저들의 변명이 황당하다. 너무 멀어 하늘에 있다 한다.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니 네가 이르기를 누가 우리를 위하여 하늘에 올라가 그의 명령을 우리에게로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들려 행하게 하랴 할 것이 아니요(12).” 이유와 변명과 자기아집이 끝이 없다. 또한 바다에 있다 한다. “이것이 바다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니 네가 이르기를 누가 우리를 위하여 바다를 건너가서 그의 명령을 우리에게로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들려 행하게 하랴 할 것도 아니라(13).” 자신들과 상관없다 하는 것이다. 이보다 가까울 수 없다. “오직 그 말씀이 네게 매우 가까워서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은즉 네가 이를 행할 수 있느니라(14).”
누가 전화를 하여 저의 신랑이 회사에서 부당한 요구를 받았다며 사표를 내야 할지 기도중이라고 하였다. 이유인즉 대표는 자신도 기독교인이지만 주일에도 나와 일을 한다. 자신은 돈을 벌어 하나님을 위해 쓸 것이다. 그러니 너도 교회와 가정보다 회사를 먼저 생각하고 앞날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나는 저에게 단호할 필요가 있다고 일렀다. 엉거주춤 미적거리면 ‘나도 기독교인인데’ 하는 식의 꾐이 더 치밀하고 집요하게 다른 것까지 요구하게 될 것이다. 나는 그래서 정치를 하고 사업을 하고 장사를 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나도 기독교인인데’ 하면서 요구하는 희생은 모두 덫이 된다는 데 치를 떤다. 장로네 목사네 하며 CEO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자기 풍월을 읊기 십상이다. 사탄도 광명한 빛으로 나선다. 단호하고 엄연하기를 권하고 나니 내가 아이들에게 취할 행동이었다.
혼자 속 끓이고 애간장을 태워 빌빌거리는 것이야, 그것으로 더욱 주를 바라고 의지하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오늘 말씀은 그것이다. “오직 그 말씀이 네게 매우 가까워서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은즉 네가 이를 행할 수 있느니라(14).” 그것이 하늘에 있거나 바다에 있거나, 그래서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주께서 인도하여주시기를 말씀 앞에 앉아 아뢴다. “너희는 하나님께 능력을 돌릴지어다 그의 위엄이 이스라엘 위에 있고 그의 능력이 구름 속에 있도다(시 68:34).”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