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말씀대로 나를 깨닫게 하소서
이 아이를 위하여 내가 기도하였더니 내가 구하여 기도한 바를 여호와께서 내게 허락하신지라
삼상 1:27
여호와여 나의 부르짖음이 주의 앞에 이르게 하시고 주의 말씀대로 나를 깨닫게 하소서
시 119:169
자꾸 마음이 안 좋아서, 일찍 눈을 떴다. 오후에 아이가 입원을 했다. 약물을 줄이고 다른 방도를 찾으려니까 혹시 몰라 4주간 입원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아이엄마가 말했다. 울컥울컥 자꾸 마음이 어려워서 나는 뭐라 말하지 못했다. 아이는 잘 견디면서 그리 순종하였다. 아이와 통화를 하는데 내가 어려웠다. 하나님은 어찌 이루시려는가! 다 저녁에 아이를 입원시키고 돌아온 아이엄마와 카톡을 했다. 저녁 먹는 걸 보고 오는 길이라며 말을 아꼈다. 너무 태연하고 밝아 그게 더 불쌍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문자 너머의 마음을 알 것 같아 나는 길게 말하지 못했다. 오늘 한나의 기도가 우리의 것이 되기를 바란다. “이 아이를 위하여 내가 기도하였더니 내가 구하여 기도한 바를 여호와께서 내게 허락하신지라(삼상 1:27).” 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알 수 없으나, “여호와여 나의 부르짖음이 주의 앞에 이르게 하시고 주의 말씀대로 나를 깨닫게 하소서(시 119:169).”
말씀 앞에서 먹먹하여 다음 말을 잇기 어렵다. 어려워서 가만히 주를 부른다. 주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바란다. 가봐야 하는데, 가볼 수 있어야 하는데, 가주어야 하는데. 차를 가져가는 길 또는 전철로 가는 길. 다른 방도를 생각하다 지레 겁을 먹으며 주를 찾는다. 아내와 딸애와 멀리 동네를 산보하면서도 마음은 저 혼자 분주하고 어수선하였다. 빙수를 먹으러 들어갔다가 와글거리는 사람들과 그 소음에 겁을 먹고 꼼짝도 하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 자꾸 눈물만 고였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말씀 앞에서 마음을 다잡는다. 어찌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게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일이다. 그러므로 “주께서 너희 마음을 인도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인내에 들어가게 하시기를 원하노라(살후 3:5).”
주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인내가 아니면 어찌 헤아릴 길이 없는 마음이다. 내 것도 하나 감당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나는 아이엄마에게 뭐라 해줄 말이 없어서, 힘내시라. 기도할게요. 할 수 있는 나의 전부도 그것이었다. “또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그의 아들이 하늘로부터 강림하실 것을 너희가 어떻게 기다리는지를 말하니 이는 장래의 노하심에서 우리를 건지시는 예수시니라(살전 1:10).” 곧 우리로 장래의 노하심을 피하게 하시려고, “우리가 판단을 받는 것은 주께 징계를 받는 것이니 이는 우리로 세상과 함께 정죄함을 받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고전 11:32).” 결국은 살리시려고 이리 죽이신다. 내 안의 아집을 죽이고, 내가 어찌할 수 있다는 자만을 죽이고, 주를 의지하기보다 나의 판단과 기준을 앞세우던 마음을 죽이고, 죽이고 죽여서 기어이 살리시려는 하나님의 손길이시다. 그러므로 이를 기념하라!
“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24).” 제 몸을 떼어 우리에게 주시며 기억하라! 또 “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25).” 우리의 먹고 마시고 호흡하는 모든 일과가 주를 기억하는 것이었다. 내가 아이로 인해 어느 때보다 더욱 주를 바라고 의지하게 하심으로,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26).” 떼이고 부어지는 삶이란 게 무엇인지! 아무리 우리의 고통이 어떠하다 해도, ‘나를 기억하라.’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3:16).” 우리로 명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시려고!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1:29).”
“그런즉 그들이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리요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롬 10:14).” 나는 주의 이름을 부른다. 힘내시라. 기도하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었다. 안 됐고 불쌍하고 가엾고 안타까운 마음으로는 주체할 수 없는 길이다. 믿지 아니하고 어찌 부르겠으며, 듣지 않고는 어찌 전파하리요! 이는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속량 곧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엡 1:7).” 받은 것이 너무 큰데, 말씀 붙들고 주만 바라자. 오늘 한나는 그리 소리 높이는 것 같다. “엘리가 대답하여 이르되 평안히 가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네가 기도하여 구한 것을 허락하시기를 원하노라 하니 이르되 당신의 여종이 당신께 은혜 입기를 원하나이다 하고 가서 먹고 얼굴에 다시는 근심 빛이 없더라(삼상 1:17-18).” 부디 말씀이 우리를 붙들어주시기를.
“예수께서 또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이 말씀을 하시고 그들을 향하사 숨을 내쉬며 이르시되 성령을 받으라(요 20:21-22).” 나는 아이가 입원했다는 <안산연세병원>을 검색하고 여러 경로로 길을 찾아보면서, 주가 함께 하시기를. ‘성령을 받으라.’ 하시는 말씀을 나는 나의 이 사소함으로 강하게 세워주시기를 붙든다. 그저 모호하고 추상적인 게 아닌 것이다. 비록 남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일 텐데, 내 안에 평강을 먼저 주시기를. “그가 빛 가운데 계신 것 같이 우리도 빛 가운데 행하면 우리가 서로 사귐이 있고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 1:7).” 길을 찾듯이 말씀을 찾아가며 주의 인도하심을 구한다. 내게 더하시는 능력으로 할 수 있다. 내가 아이를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하찮고 별것도 아니겠으나, 나는 그것으로 주의 이름을 부른다.
또한 우리에게 두시는 한 날 한 날의 날들이 모두 주의 값으로 세우신 것을, “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이제 너희를 구원하는 표니 곧 세례라 이는 육체의 더러운 것을 제하여 버림이 아니요 하나님을 향한 선한 양심의 간구니라(벧전 3:21).” 사는 날 동안 나는 나로 괴로움을 겪는 일이겠으나, 하나님은 그것으로 하나님께 향한 선한 양심을 채워 가시는 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세례를 받음으로 그와 함께 장사되었나니 이는 아버지의 영광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심과 같이 우리로 또한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함이라(롬 6:4).” 나는 죽고 아버지의 영광으로 그리스도를 살리심으로 우리로 또한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게 하심이었다. 나는 이를 호언할 수 없어 주께 송구하고 장담할 수 없어 누구와도 약속할 수 없다. 다만 “나의 간구가 주의 앞에 이르게 하시고 주의 말씀대로 나를 건지소서(시 119:170).”
이는 “여호와여 주께서 가까이 계시오니 주의 모든 계명들은 진리니이다(151).” 모든 되어지는 일이 주의 것이라. 아이의 오늘이 가깝게는 저들 영생의 문제가 되기를. 무엇보다 아이를 붙드시고 인도하사 가장 선하고 의로운 길로 인도하시기를. 이는 “내가 전부터 주의 증거들을 알고 있었으므로 주께서 영원히 세우신 것인 줄을 알았나이다(152).” 그러므로 “주께서 나를 변호하시고 나를 구하사 주의 말씀대로 나를 살리소서(154).” 이로써 “믿음이 온 후로는 우리가 초등교사 아래에 있지 아니하도다 너희가 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으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기 위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갈 3:25-27).” 곧 “여호와여 주의 긍휼이 많으오니 주의 규례들에 따라 나를 살리소서(시 119:156).” 또한 “나의 간구가 주의 앞에 이르게 하시고 주의 말씀대로 나를 건지소서(170).”
내 영혼을 살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주를 찬송하리이다
주의 규례들이 나를 돕게 하소서
잃은 양 같이 내가 방황하오니
주의 종을 찾으소서
내가 주의 계명들을 잊지 아니함이니이다
(175-176),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