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글]

그들의 상처를 싸매시는도다

전봉석 2019. 12. 22. 06:46

 

 

이에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백성 몇과 노래하는 자들과 문지기들과 느디님 사람들이 각자의 성읍에 살았고 이스라엘 무리도 각자의 성읍에 살았더라

에스라 2:70

 

여호와께서 예루살렘을 세우시며 이스라엘의 흩어진 자들을 모으시며 상심한 자들을 고치시며 그들의 상처를 싸매시는도다

시편 147:2-3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하여, 남은 자들을 돌아오게 하시고 흩어졌던 자들을 모으시며 이들의 상심한 마음과 상처를 싸매신다. “하물며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 그들에게 오래 참으시겠느냐(18:7).” 종종 하나님의 침묵은 우리를 암울하게 한다.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 같을 때, 침묵의 시간도 하나님의 응답인 것을 알게 된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속히 그 원한을 풀어 주시리라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하시니라(8).”

 

오늘 에스라서에서 1차로 돌아오는 자들의 명단을 읽으며 이를 이루시는 하나님의 응답을 묵상하게 된다. “어떤 족장들이 예루살렘에 있는 여호와의 성전 터에 이르러 하나님의 전을 그 곳에 다시 건축하려고 예물을 기쁘게 드리되 힘 자라는 대로 공사하는 금고에 들이니 금이 육만 천 다릭이요 은이 오천 마네요 제사장의 옷이 백 벌이었더라(68-69).” 변하지 않고 영구히 그 마음을 다하면 좋을 텐데, 그게 또 그런가? 그러할 때 하나님의 침묵에도 기도할 수 있는 것이 복인 것을.

 

환난 때에 숨으신 것 같은 하나님께, “여호와여 어찌하여 멀리 서시며 어찌하여 환난 때에 숨으시나이까(10:1).” 그 기다림에 힘들어할 때에도,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나를 영원히 잊으시나이까 주의 얼굴을 나에게서 어느 때까지 숨기시겠나이까 나의 영혼이 번민하고 종일토록 마음에 근심하기를 어느 때까지 하오며 내 원수가 나를 치며 자랑하기를 어느 때까지 하리이까(13:1-2).” 마치 나를 버리신 것처럼 느껴지고, 아무런 응답도 없을 때에,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 하여 돕지 아니하시오며 내 신음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 내 하나님이여 내가 낮에도 부르짖고 밤에도 잠잠하지 아니하오나 응답하지 아니하시나이다(22:1-2).”

 

죽을 것처럼 힘들 때도,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하게 되며 도살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주여 깨소서 어찌하여 주무시나이까 일어나시고 우리를 영원히 버리지 마소서(44:22-23).” 하나님이 노하신 것 같은 때에도, “진실로 사람의 노여움은 주를 찬송하게 될 것이요 그 남은 노여움은 주께서 금하시리이다(76:10).” 심지어 버림을 당한 것 같을 때도, “주께서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그의 인자하심은 영원히 끝났는가, 그의 약속하심도 영구히 폐하였는가, 하나님이 그가 베푸실 은혜를 잊으셨는가, 노하심으로 그가 베푸실 긍휼을 그치셨는가 하였나이다 (셀라)(77:7-9).”

 

나를 버리고 멀리 떠나신 것 같은 때에도, “여호와여 돌아오소서 언제까지니이까 주의 종들을 불쌍히 여기소서(90:13).” 예수님은 하물며 불의한 재판장도 밤낮없이 부르짖는 한 과부의 억울한 소원을 들어주는데, “하물며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 그들에게 오래 참으시겠느냐(18:7).” 하는 말씀 앞에서 기도의 놀라운 원리를 묵상하게 된다. 기어이 하나님이 그 뜻을 바꾸시는 게 아니라 우리의 소원을 그 마음을 바꾸어 놓으신다. 하나님은 선하시다. “또 형제들아 너희를 권면하노니 게으른 자들을 권계하며 마음이 약한 자들을 격려하고 힘이 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며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라(살전 5:14).”

 

기껏 토요일에 오는 친구를 위해 준비해두었던 것들을 도로 챙겨서 돌아오는 마음은 허탈하다. 피곤해서 오늘은 쉬겠다는 문자에 뭐라 할 말이 없어 그냥 두었다. 애가 또 무슨 사연을 들어 주일에 나오지 못한다고 알려왔을 때는, 그게 어디 저들 마음대로 되는 일이겠나 싶었다. 모처럼 대형마트에 차를 가지고 나갔다오면서 몇 번을 화장실에 들르고 종종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요즘은 저녁에 집에서도 아무 이유 없이 훅, 하고 어떤 불안이 자주 엄습하여 안정제를 빌어서 진정시켜야 할 때도, ‘그런 것까지도 삶의 전부를 드려야 하는 일이었다.

 

행여 두 마음을 품을까하여 나를 깨어있게 하시려는 것이었으니,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하지 못하게 함이라(2:8-9).” 번번이 나는 이를 놓치는 것 같다. 내가 이를 행하고 저만큼 했으니 뭐가 어찌 이뤄질 것이라 여기거나 누구의 마음을 그리 예단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러할 때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10).” 그것은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하나님이 아무런 응답도 없이 침묵하고 계시는 것만 같을 때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그리 행하심이다.

 

나는 혼자 마음이 어려웠고 괜히 심술 난 아이처럼 뚱한 채로 하루를 보내다가 깨달았다. 나는 값없이 받은 은혜를 누구에게는 그 값을 물라고 하는 것은 아닌지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3:24).” 그러므로 나로 하여금 순종하게 하려 하시는 것이구나. “아들을 믿는 자에게는 영생이 있고 아들에게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는 영생을 보지 못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진노가 그 위에 머물러 있느니라(3:36).” 이 모든 것이 미리 예정하신 바, 그리 된 것을 그리 되는 과정에서 나의 조급함은 난감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일은 그리 확정되어 나타나는 것이 있었으니,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 숭배니라(3:5).” 여전히 내 안에 이는 우상 숭배는 마땅히 그리 행해야 한다는 도덕적인 관념과 누구에 대한 은근한 비난과 마땅치 않아하는 마음을 회개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너희도 너희 자신을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 대하여는 살아 있는 자로 여길지어다(6:11).” 내가 죽어야 내 안의 그리스도께서 살아나신다. 나를 죽여야 내 안에 두시는 한 영혼을 위해 주께 아뢰게 된다. 결국은 내가 죽어야 내가 산다.

 

괜히 자꾸 속상하고 화가 나는 하루였다. 그러면서 내 안에 이는 여러 마음이 그 결을 달리하며 쓸려왔다 쓸려가는 것을 느껴야 했다. 모두는 내가 어찌 해보려하는 마음의 일이었지 실은 하나님께 모두 맡긴 자의 것은 아니었다. 도대체 나의 안달복달하는 이 마음을 어쩌면 좋을까? “너희가 세례로 그리스도와 함께 장사되고 또 죽은 자들 가운데서 그를 일으키신 하나님의 역사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 안에서 함께 일으키심을 받았느니라(2:12).” 다른 것 없다. 믿음으로 나는 하나님의 역사를 산다. 그 안에서 일으키심을 받았다. 내가 나도 어쩔 수 없는데 누구에게 뭘 어쩌라고 이처럼 안달을 부리는 마음으로야, 내가 살 수가 없다. 그와 같은 마땅함에 대하여, 오늘 시인은 찬송한다. “할렐루야 우리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이 선함이여 찬송하는 일이 아름답고 마땅하도다(147:1).”

 

우리를 세우시고 모으시고 고치시고 싸매시는 이가 하나님이시다. “여호와께서 예루살렘을 세우시며 이스라엘의 흩어진 자들을 모으시며 상심한 자들을 고치시며 그들의 상처를 싸매시는도다(2-3).” 그 하나님은 위대하시고 능력이 많으시고 지혜가 무궁하시다. 설마 하나님이 내 생각을 모르실까? 감사함으로 하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그것을 기뻐하시는 게 아니다. “여호와는 말의 힘이 세다 하여 기뻐하지 아니하시며 사람의 다리가 억세다 하여 기뻐하지 아니하시고 여호와는 자기를 경외하는 자들과 그의 인자하심을 바라는 자들을 기뻐하시는도다(10-11).” 오직 주를 경외하게 하시려고, 그의 인자하심을 바라는 것을 기뻐하시는 일이었으니!

 

그의 말씀을 보내사 그것들을 녹이시고 바람을 불게 하신즉 물이 흐르는도다(18).”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