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석수와 목수에게 돈을 주고 또 시돈 사람과 두로 사람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과 기름을 주고 바사 왕 고레스의 명령대로 백향목을 레바논에서 욥바 해변까지 운송하게 하였더라
에스라 3:7
할렐루야 하늘에서 여호와를 찬양하며 높은 데서 그를 찬양할지어다
시편 148:1
‘시돈과 두로 사람’들은 이방인들로 그처럼 주의 백성을 공격하고 괴롭히던 족속들이다. 그런 그들이 민족의 귀환으로 감격하고 성전을 건축하는 일에 협력하는 일은, 이는 오늘 날 우리 믿는 자들의 예표이다. 예수님 앞으로 많은 무리가 따랐고, “유대와 예루살렘과 이두매와 요단 강 건너편과 또 두로와 시돈 근처에서 많은 무리가 그가 하신 큰 일을 듣고 나아오는지라(막 3:8).” 그렇게 “예수께서 그들과 함께 내려오사 평지에 서시니 그 제자의 많은 무리와 예수의 말씀도 듣고 병 고침을 받으려고 유대 사방과 예루살렘과 두로와 시돈의 해안으로부터 온 많은 백성도 있더라(눅 6:17).” 돌이켜서 오늘에 이르러 교회를 이루는 데 있어 저들은 곧 우리들이다. “그러므로 생각하라 너희는 그 때에 육체로는 이방인이요 손으로 육체에 행한 할례를 받은 무리라 칭하는 자들로부터 할례를 받지 않은 무리라 칭함을 받는 자들이라(엡 2:11).”
우리의 특징은 그래서 양으로 비유된다. 먼저는 방향감각이 없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 23:1).” 나를 인도하시는 목자가 아니면 바른 길을 갈 수 없다. 그만큼 분별력이 없다. “내가 문이니 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들어가면 구원을 받고 또는 들어가며 나오며 꼴을 얻으리라(요 10:9).” 스스로는 전혀 자구책이 없는 것이다. “도둑이 오는 것은 도둑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10).” 그런 우리를 돌이켜 주의 길에 세우시고 그 일꾼으로 함께 참여하게 하신 것이 놀랍다. 딸애는 자원하여 어디 주일학교 교사가 되었다. 주일 아침에도 한 시간 이상 걸려서 먼 교회로 가고, 그곳에서 봉사하며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을 주신 게 신기하였다. 아들놈은 뜬금없이 같이 있는 영사관이 같이 무슨 사업을 하자고 제안을 하였다는데 나는 반대하였다.
돌아보면 나야말로 사리분별 못하고 날 뛰던 게 ‘시돈과 두로 사람’이었고, 양이었다. 주가 나의 목자가 아니시면 살 수가 없다. 그때마다 내 안에 날뛰는 어떤 흔적이 늘 있는 것이어서, 우리 안의 작은 여우를 잡으라던 말씀이 떠오른다. “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라(아 2:15).” 뭐 좀 무르익어 될 만하다 싶으면 영락없다. 그 본성은 썩은 것을 좋아한다. “육신을 따르는 자는 육신의 일을, 영을 따르는 자는 영의 일을 생각하나니(롬 8:5)” 이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13).” 나의 단호한 반대에 아들놈은 뻘쭘하여 전화를 끊었다. 그냥 해본 소리라지만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것은 곧 끝나게 될 대사관 일 후를 걱정하기 때문이겠다.
어쩔 수 없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그의 많으신 긍휼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시며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아니하는 유업을 잇게 하시나니 곧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 간직하신 것이라(벧전 1:3-4).” 아니면 내가 어찌 주를 바라겠으며, 우리가 어찌 오늘에 이르러 주의 이름을 부르며 믿음으로 살아가겠나?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마는(렘 17:9).” 나는 아이와 남아서 성경공부를 하면서도 사람 참, 그런 것에 대하여 허탄하게 말해주었다. 사람 의지하지 마라. 자신을 믿을 것도 없다. 뒤돌아보며 과거를 회상하는 일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주를 따랐다가 많은 사람이 주를 떠났다. “그 때부터 그의 제자 중에서 많은 사람이 떠나가고 다시 그와 함께 다니지 아니하더라(요 6:66).” 문득 아이와 이 구절을 같이 읽다가 그때의 예수님의 심정은 어떠하셨을까? 생각하였다.
“예수께서 열두 제자에게 이르시되 너희도 가려느냐(67).” 훗날에 성령이 임하시기 전까지, 우리는 누구도 말로는 못할까? 생각으로야 뭔들 못할까?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되 주여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이까(68).” 그 많은 사람들이 떠나간 것은 결국 육의 일을 말함이 아니고 영의 일을 말씀하시니 당장 먹고 사는 데 있어 그런 일에 누군들 환호하겠나?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은 영이요 생명이라(63).” 나는 아이와 남아서 이 대목을 같이 읽고 묵상하고 설명하다 왜 그처럼 우리는, 또는 수많은 사람들은 더디게 믿거나 외면하거나 한사코 부인하고 돌이키려하지 않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늘 단편적일 뿐이다. 당장의 육의 필요를 구할 따름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바란다.
“너희 성도들아 여호와를 경외하라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는 부족함이 없도다(시 34:9).” 이에 우리는 영에 속한 사람들이다.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들을 받지 아니하나니 이는 그것들이 그에게는 어리석게 보임이요, 또 그는 그것들을 알 수도 없나니 그러한 일은 영적으로 분별되기 때문이라(고전 2:14).” 내 안에 작은 여우가 살고 저는 늘 꽃이 피기 시작하는 포도원을 허문다. 들쑤시고 다니는 일에 있어 ‘작은 여우를 잡으라.’ 하시는 말씀은 심오하다. 그렇지 않고는 사는 날이 괴로울 따름이라. 이제들 스물다섯, 스물일곱, 한참 장래에 대하여 고심하고 생각이 많을 그때에 “주여 누가 주의 이름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영화롭게 하지 아니하오리이까 오직 주만 거룩하시니이다 주의 의로우신 일이 나타났으매 만국이 와서 주께 경배하리이다 하더라(계 15:4).”
아니면 너무 먼 길을 돌아야 한다. 나는 이제 부끄러움도 모르고 아이들에게 부디 주만 바라기를. 먼 길을 돌아 인생을 고달프게 살지 않기를. 그럼에도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시는 이가 계시기는 하나,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요 13:1).” 이를 알기까지 우리의 아둔함이 우리의 가는 길을 훼방하고 분별없이 먼 길을 돌게 하는 것이었으니,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 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요일 4:18).” 이를 위하여 우리를 꾸짖으신다. “주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를 징계하시고 그가 받아들이시는 아들마다 채찍질하심이라 하였으니(히 12:6).” 주 앞에 서는 우리가 복되다.
오늘 본문의 두로와 시돈 사람들은 오늘에 우리 모두이다. 저들이 얼마나 주의 백성들을 시시때때로 괴롭히고 못살게 굴었던가? 그런 그들이 주께 돌이켜 주의 성전을 건축하는 일에 참여하고, 훗날에 예수 앞으로 나오며 이내 교회를 이루는데 주축이 되었던 것을 본다. 항상 내 생각 같아서는 부디 나처럼 그릇 행하여 젊음을 멀리 돌아서 그릇된 길로 행하지 않기를. 베드로야 말로 저가 예수를 배교하기까지 본인 스스로도 장담하며 그렇게 될 줄 몰랐다.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어디로 가겠습니까?’ 하던 이가 멀찍이 숨어서 예수를 모른다고 하지 않았던가? 너희들도 떠나려느냐? 하고 물으실 때에 하나도 그러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모두가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하고 주가 죽으심으로 모든 게 끝난 줄 알았으니까! 나 또한 그처럼 외면하고 한사코 세상 사람들을 좇아 살았던 날들이 짧지가 않았으니 무슨 수로 나의 아들놈을 또는 저 아이들을 붙들어둘 수 있겠나?
기어이 시험이 닥쳐야 아는 일인가?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마는” 이는 별 수 없는 일이겠으나, “나 여호와는 심장을 살피며 폐부를 시험하고 각각 그의 행위와 그의 행실대로 보응하나니 불의로 치부하는 자는 자고새가 낳지 아니한 알을 품음 같아서 그의 중년에 그것이 떠나겠고 마침내 어리석은 자가 되리라(렘 17:9-11).” 부디 자신을 신뢰하지 마라. 남들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저들의 비난이나 자기 안의 수치를 앞서 경계하지 마라. 나는 아이와 성경공부하며 당부하였던 말을 내게 향하게 하여 주의 음성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에게는 찬양할 대상이 따로 있다.
그의 모든 천사여 찬양하며
모든 군대여 그를 찬양할지어다
해와 달아 그를 찬양하며
밝은 별들아 다 그를 찬양할지어다
하늘의 하늘도 그를 찬양하며
하늘 위에 있는 물들도 그를 찬양할지어다
그것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함은
그가 명령하시므로 지음을 받았음이로다
…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할지어다
그의 이름이 홀로 높으시며
그의 영광이 땅과 하늘 위에 뛰어나심이로다
그가 그의 백성의 뿔을 높이셨으니
그는 모든 성도 곧 그를 가까이 하는 백성
이스라엘 자손의 찬양 받을 이시로다
할렐루야
-시편 148편,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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