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글]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

전봉석 2020. 2. 26. 07:05

 

 

그대는 하늘을 우러러보라 그대보다 높이 뜬 구름을 바라보라

욥기 35:5

 

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나으므로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

시편 63:3

 

 

오늘도 욥의 친구 엘리후는 말을 이어간다. “그대가 범죄한들 하나님께 무슨 영향이 있겠으며 그대의 악행이 가득한들 하나님께 무슨 상관이 있겠으며 그대가 의로운들 하나님께 무엇을 드리겠으며 그가 그대의 손에서 무엇을 받으시겠느냐(6-7).” 지금의 어려움을 두고 많은 이들이 그처럼 말한다. 말이 내는 생채기가 더 깊다. 그러나 우리는 알지 못했다. 하나님의 관심은 우리의 거룩이다.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려고 이 모든 일을 진행하셨다. 가령 신명기 8장에 보면 저들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에 모세는 염려한다. 이제 먹고 살만해져서 하나님을 잊어버릴까…  ‘~할 때에’ “네가 먹어서 배부르고 아름다운 집을 짓고 거주하게 되며 또 네 소와 양이 번성하며 네 은금이 증식되며 네 소유가 다 풍부하게 될 때에우리는 본의 아니게 다들 그리 된다. 네 마음이 교만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릴까 염려하노라(8:12-13).” 이는 곧 하나님의 마음이시다.

 

지난 날 우리의 길이 어떠하였나? 그 어려운 훈련의 과정인 광야 40년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2).” 오늘 우리에게 더하시는 일련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3).” 예수님도 이를 강조하셨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4:4).” 오늘 우리 인생 여정은 광야와 가나안의 정복과 다를 게 없다. 둘은 하나이다.

 

우리는 안이하여져 주를 잊는다. 멀리하는 것이다. 먹고 살만하고, 어느 정도 자기 꿈이 이루어졌다고 여길 때, ‘두렵건대내 마음은 교만하여져 하나님을 잊어버리거나 외면하거나. 우리의 나아진 형편이 때론 우리를 눈 멀게 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성경은 하나님과 견줄 수조차 없는 하등의 재물을 놓고 말씀하신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6:24).” 그만큼 우리의 먹고 사는 문제는 비중이 크고 고귀한 것이 되었다. 자신을 꾸미는 것은 물론 드러내어 인정받고 사랑받는 데 전념하는 바탕이 되었다. 화장실을 다녀오다 옆 사무실 누구를 만나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데 신천지에 대해서다. 그러더니 불쑥 하는 말이 목사님도 그런 능력 좀 없어요? , 하고 사람들 좀 끌어 모으면 지금 그 교주보다 훨씬 나으실 것 같은데. 나는 저의 말에 허탈하였다. 일련의 사태를 농담으로나 여기는가?

 

속속들이 드러내어 저들의 비화밀교를 파헤치시는 하나님의 손길은 놀랍다. 또한 안이하였던 교회의 태만과 아집을 꾸짖으신다. 또한 약아빠진 교인들을 향한 경고다. 좋고 편한 교회를 고집하며 대형교회를 이루고 운집하던 그간의 안락함에 대한 경고다. “주께서 이르시되 이 백성이 입으로는 나를 가까이 하며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나 그들의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났나니 그들이 나를 경외함은 사람의 계명으로 가르침을 받았을 뿐이라(29:13).” 얼마나 우리는 거룩을 이루어가고 있나? 나는 요즘 느끼는 게 그것이다. 하나님은 편애하신다.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신다. 이 복음은 모두의 것이나 아무나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우리들의 안이했던 믿음에 대한 경고다. 적당히 배부르고 편안하게,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 교회를 찾아 덜 간절하게, 덜 절실하게, 사교 모임의 하나로 여기던 교회에 대한 경고다.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을 모세는 기록하였다. 먼저는 겸손이다.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8:3).” 이어서 말씀이다. 그래서 왜 우리는 말씀으로 사는가를 상기시키신다. 이는 주를 경외하는 일이다.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켜 그의 길을 따라가며 그를 경외할지니라(6).” 다급할 때는 뭐라도 할 것처럼 굴더니 조금 나아지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 옛 생활로 돌아가는 게 사람이고 보면. 우리의 경각심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은 찬송이다. “네가 먹어서 배부르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옥토를 네게 주셨음으로 말미암아 그를 찬송하리라(10).” 다시 말해서 범사에 감사하는 일이다.

 

나는 태평하여 안온하여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어제는 아이가 돌아가고 갑자기 불안이 엄습하여 위경련이 일었다. 설사를 하고 약을 먹고 진정을 한 뒤에 말씀을 뒤적였다. 자꾸 검색을 하게 되고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평소보다 안정제가 늘었다. 그러니 누구에게 하소연할 것인가?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4:15).” 오직 주만이나의 어려움을 아신다. 저마다 자기의 어려움에 집중하는 이 때에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16).” 그리하여 나에게는 말씀이 있어 참 귀하다. 나는 비록 무식하고 어리석어도 주께서 나를 붙드신다는 것을 안다. “그가 무식하고 미혹된 자를 능히 용납할 수 있는 것은 자기도 연약에 휩싸여 있음이라(5:2).” 고로 오늘 나의 연약함이 주의 은혜라.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 오늘 나는 그래서 나의 생을 사랑한다. 나에게 맡기신 사명을 귀히 여긴다. 여느 교회와 견주면 입에 담기도 민망한 사역이겠으나 한 영혼을 귀히 여기게 하시려고, 저를 마음에 두고 주의 이름을 부르게 하시려고! “또 주께서 주의 구원하는 방패를 내게 주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들고 주의 온유함이 나를 크게 하셨나이다(18:35).” 일련의 사태를 두고 누구는 농담으로 여기고 여전히 안이하며, 누구는 전쟁으로 보고 이단 박멸에 열을 올리고, 누구는 자신의 굳건한 믿음을 과신하며 두려움 자체를 불순종으로 여기고각자 저마다 어떠하든 오늘 이 일련의 사태를 두고,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를 연단하려고 오는 불 시험을 이상한 일 당하는 것 같이 이상히 여기지 말고 오히려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 이는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너희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려 함이라(벧전 4:12-13).”

 

오늘의 고난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을! 우리를 낮추시고 주를 경외함으로 그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만 살게 하시려고! 그저 세를 불리고 포교를 하고 이를 마치 천국에 비축하는 상급으로 여기며 비밀스럽게 점조직으로 움직이며 자기 믿음에 충실한 이들에게 향한 경고다. 이를 보며 안 믿는 자들은 안 믿는 가운데서 대처하나 우리는 오직 주를 바람이다. 우리는 다 하나님이 지으신 것이라! “그러나 여호와여, 이제 주는 우리 아버지시니이다 우리는 진흙이요 주는 토기장이시니 우리는 다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이니이다(64:8).”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참 지혜가 있다. “제자들은 처음에 이 일을 깨닫지 못하였다가 예수께서 영광을 얻으신 후에야 이것이 예수께 대하여 기록된 것임과 사람들이 예수께 이같이 한 것임이 생각났더라(12:16).”

 

이를 오늘 시인은 아주 의미 있게 음미하고 있다. “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나으므로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63:3).” 다시 말하면 내가 죽는다 해도 내 생명보다 주의 인자하심이 귀하다. 내 입술이 주를 찬송하겠다는 소리다. 그러므로 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간절히 주를 찾되 물이 없어 마르고 황폐한 땅에서 내 영혼이 주를 갈망하며 내 육체가 주를 앙모하나이다(1).” 이 불안과 두려움이 나를 옥죄고 드나 내가 주의 권능과 영광을 보기 위하여 이와 같이 성소에서 주를 바라보았나이다(2).” 이는 곧 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나으므로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3).” 그 어떤 것보다 주를 찬송함이 귀하다. 결국 주는 나의 도움이 되셨음이라 내가 주의 날개 그늘에서 즐겁게 부르리이다(7).” 이에,

 

나의 영혼이 주를 가까이 따르니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거니와

나의 영혼을 찾아

멸하려 하는 그들은 땅 깊은 곳에 들어가며

칼의 세력에 넘겨져

승냥이의 먹이가 되리이다

 

왕은 하나님을 즐거워하리니

주께 맹세한 자마다 자랑할 것이나

거짓말하는 자의 입은 막히리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