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글]

네 눈으로 내 길을 즐거워할지어다

전봉석 2020. 3. 27. 07:05

 

 

내 아들아 네 마음을 내게 주며 네 눈으로 내 길을 즐거워할지어다

잠언 23:26

 

여호와여 큰 물이 소리를 높였고 큰 물이 그 소리를 높였으니 큰 물이 그 물결을 높이나이다

시편 93:3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의 일로 힘들다. 어떤 날은 괜찮다가 어떤 날은 유난히 불안하여, 예민해지고 긴장될 때도 있다. 일일이 그때마다 내가 왜 이러지? 하고 끌려 다닐 수는 없는 일이다. 가만히 혼자 있을 때는 좀 나아서 그렇다고 아무도 상종하지 않고 지낼 수도 없는 일이고선지자 하박국의 그날이 그랬을까? “내가 들었으므로 내 창자가 흔들렸고 그 목소리로 말미암아 내 입술이 떨렸도다 무리가 우리를 치러 올라오는 환난 날을 내가 기다리므로 썩이는 것이 내 뼈에 들어왔으며 내 몸은 내 처소에서 떨리는도다(3:16).” 저는 자신의 두려움을 감추지 않는다. 창자가 흔들릴 정도로 마음이 어렵다. 입술이 떨리고 뼈가 썩는 것 같이 떨린다. 단지 그런 기분이 아니라, 일련의 사태가 우리를 자주 그리로 몰고가는 것 같다. 그런데 그 다음의 고백이라니!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17-18).”

 

현실은 개선된 게 없고 뭔가 확실히 달라진 게 없는데 저는 고백한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온통 목을 조이듯이 어려움이 일고 끝없이 고통이 가중되는 현상이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즐거워하겠다는 것이다.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기뻐할 수 없는 가운데서도 기뻐하겠다는 소리다. 나는 이와 같은 신앙고백이 내 것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 의지나 노력으로 결심한다고 되는 일이 아님을,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하는 굳건한 믿음으로만이 가능한 일인 것을. 그러므로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를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시리로다(19).” 아는 사람만 아는 것이다.

 

같은 복도를 쓰며 오가던 보험 하던 이가 들렀다. 새로 이사한 배곶 신도시가 좋다며 그리로 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다 전주인과의 얽힌 문제로 마음 상했던 일, 집값이 2년 새 3억이 올랐다는 이야기두서없이 겅중거리며 수선을 떨다 갔다. 요는 나더러도 오라는 것이고, 주인을 믿지 말라는 소리였다. 때로는 그냥 들어주는 일로도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늘어지는 말 가운데서 걱정이 반, 어떤 불만이 반이었다. 한참 자기 할 말만 하다 돌아갔다. 저녁에 가정예배로 드리면서 같이 읽은 베드로전서 1장의 말씀이 중첩되었다. 첫째는 사욕을 버리라는 것, “너희가 순종하는 자식처럼 전에 알지 못할 때에 따르던 너희 사욕을 본받지 말고(벧전 1:14).” 말 그대로 누구의 말은 전에 알지 못하던 때에 따르던 사욕의 그 정도였다.

 

둘째,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는 것이다.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이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15).” 셋째, 두려워할 줄 아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외모로 보시지 않고 각 사람의 행위대로 심판하시는 이를 너희가 아버지라 부른즉 너희가 나그네로 있을 때를 두려움으로 지내라(17).” 주를 경외한다는 마음의 기본이기도 하다. 넷째, 믿는 자의 소망으로 살라는 것이다. “너희는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시고 영광을 주신 하나님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믿는 자니 너희 믿음과 소망이 하나님께 있게 하셨느니라(21).” 다섯째, 그 증거로는 서로 사랑하는 일이다. “너희가 진리를 순종함으로 너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 거짓이 없이 형제를 사랑하기에 이르렀으니 마음으로 뜨겁게 서로 사랑하라(22).” 이는 주의 사랑을 느끼면 느낄수록 넘쳐나서 나눠지는 있이다. 여섯째, 말씀의 증거를 바로 알라는 것이다. “너희가 거듭난 것은 썩어질 씨로 된 것이 아니요 썩지 아니할 씨로 된 것이니 살아 있고 항상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되었느니라(23).” 그러니 마지막으로 일곱째, 말씀을 전하는 자로 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하였으니 너희에게 전한 복음이 곧 이 말씀이니라(24-25).” 인생은 셈할 가치도 없다. 반면에 주의 말씀은 영원무궁하시다.

 

같이 읽으며 밑줄을 긋고 그 의미에 따른 성구를 찾아보았다. 근신하고 두려워할 줄 아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1:7).” 그러므로 서로 사랑하는 일은 막연한 구호가 아니다. 이것은 주의 몸에 하나된 증거이다. 그 사랑이 스스로를 세우신다.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4:16).” 말씀은 늘 이를 증명한다. “말하는 자의 소리여 이르되 외치라 대답하되 내가 무엇이라 외치리이까 하니 이르되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이 시듦은 여호와의 기운이 그 위에 붊이라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40:7).” 오늘의 사태를 겪으며 사람이 참 얼마나 어리석고 부족한가를, 안이하고 처량한가를 되새기게 된다. 마치 미개한 변방의 나라에서나 있을 법한 전염병으로 여기며 조롱하던 유럽 쪽 선진국가에서 연일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사망자가 치솟고 있으니.

 

사람 일 아무도 모른다. 그와 같은 위기 속에서 우리가 저들과 다른 점은 믿음으로의 확신이다. 고백이고 응답이다. “여호와를 바라는 너희들아 강하고 담대하라(31:24).” 그러려면 앞서 단서가 있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들려주는 말씀이 아니라 성도들을 향한 것이다. “너희 모든 성도들아 여호와를 사랑하라.” 이것이 우리의 기본전제이다. 그리하면 여호와께서 진실한 자를 보호하시고 교만하게 행하는 자에게 엄중히 갚으시느니라.” 하는 게 성경의 공통된 주제이다. 왜냐하면 우리 하나님은 그 어떤 것보다 크시다. “높이 계신 여호와의 능력은 많은 물 소리와 바다의 큰 파도보다 크니이다(93:4).” 지혜자는 이를 언급하고 있다. “내 아들아 네 마음을 내게 주며 네 눈으로 내 길을 즐거워할지어다(23:26).” 이를 염두에 두고 즐거워할 수 있는 것이 주의 성도로서의 특권이다. 그러할 때 우리를 엄습하는 것들에 대하여 여호와여 큰 물이 소리를 높였고 큰 물이 그 소리를 높였으니 큰 물이 그 물결을 높이나이다(93:3).” 하는 호소와 고백이 드려질 수 있는 것이다.

 

저는 그 모든 것보다 크시다. 이를 믿음으로 붙들 때 상황과 여건과 실제의 현실과는 상관없는 고백이 나오는 것이다. “여호와여 주의 증거들이 매우 확실하고 거룩함이 주의 집에 합당하니 여호와는 영원무궁하시리이다(5).” 나는 아무래도 신경쇠약증으로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긴장하거나, 그것이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불어 닥치는 것이어서 심신이 녹초가 되고는 하지만 그것으로 주를 바란다. 내가 가진 게 그것뿐이라, 송구하고 민망하고 염치가 없을 따름이지만 여호와께서 다스리시니 스스로 권위를 입으셨도다 여호와께서 능력의 옷을 입으시며 띠를 띠셨으므로 세계도 견고히 서서 흔들리지 아니하는도다(1).” 오늘 시편의 말씀을 입에 머금고 주를 바란다. 남들이 어쩌고저쩌고, 무슨 교회가 어느 교단의 목사가 뭐가 어쩌고저쩌고, 한가하게 나는 저들의 논쟁에 관심이 없다. 이단은 어느 때나 있었고 적그리스도는 주님 오시는 날까지 끊임없을 것이다.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를지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8:11).”

 

이러한 때 곧 주께서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너희 인생들은 돌아가라 하셨사오니 주의 목전에는 천 년이 지나간 어제 같으며 밤의 한 순간 같을 뿐임이니이다(90:3-4).” 고작 그 정도가 전부인데 뭘 그리 아등바등 지 살 길을 찾느라, 무슨 신념이 그리도 불타올라 다 늙어서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하며 살기를 원하는지. “여호와여 큰 물이 소리를 높였고 큰 물이 그 소리를 높였으니 큰 물이 그 물결을 높이나이다(93:3).” 아무리 그러하다 해도 높이 계신 여호와의 능력은 많은 물 소리와 바다의 큰 파도보다 크니이다(4).”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은 가장 크시다. 그러므로 여호와여 주의 증거들이 매우 확실하고 거룩함이 주의 집에 합당하니 여호와는 영원무궁하시리이다(5).”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