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글]

주의 힘으로 나를 변호하소서

전봉석 2022. 3. 17. 05:18

 

감추어진 일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속하였거니와 나타난 일은 영원히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속하였나니 이는 우리에게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행하게 하심이니라

신 29:29

 

하나님이여 주의 이름으로 나를 구원하시고 주의 힘으로 나를 변호하소서

시 54:1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모든 가운데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진행하신다. 우리의 악함을 다 아신다. 누구더러 어떠하다 하고 말하는 나도 그런 말을 하고 슬퍼하는 저도 모두가 다르지 않은 죄인일 뿐이다. 이를 오늘 말씀으로 비추면, “여러 나라 사람들도 묻기를 여호와께서 어찌하여 이 땅에 이같이 행하셨느냐 이같이 크고 맹렬하게 노하심은 무슨 뜻이냐 하면, 그 때에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그 무리가 자기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의 조상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실 때에 더불어 세우신 언약을 버리고 가서 자기들이 알지도 못하고 여호와께서 그들에게 주시지도 아니한 다른 신들을 따라가서 그들을 섬기고 절한 까닭이라(신 29:24-26).”

 

그렇게 저들은 광야 40년을 지났다. 이제 떠나기 전 호렙에서 세우셨던 계명 외에 모압에 이르러서 또 다른 계명을 세우신다. “호렙에서 이스라엘 자손과 세우신 언약 외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여 모압 땅에서 그들과 세우신 언약의 말씀은 이러하니라(1).” 보았으나 깨닫지 못함은 하나님이 그 눈과 귀를 막으셨기 때문이다. “곧 그 큰 시험과 이적과 큰 기사를 네 눈으로 보았느니라 그러나 깨닫는 마음과 보는 눈과 듣는 귀는 오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지 아니하셨느니라(3-4).” 그래서 광야 40년의 세월이었으니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우리 생활이 돌아보면 늘 그런 것 같다.

 

“화 있을진저 그들이 나를 떠나 그릇 갔음이니라 패망할진저 그들이 내게 범죄하였음이니라 내가 그들을 건져 주려 하나 그들이 나를 거슬러 거짓을 말하고 성심으로 나를 부르지 아니하였으며 오직 침상에서 슬피 부르짖으며 곡식과 새 포도주로 말미암아 모이며 나를 거역하는도다(호 7:13).” 그저 먹고 사는 일에 젖어 주를 멀리하는 것을 두고 성경은 엄히 말씀하고 계신다. 곧 우리가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뒷전으로 하고 단지 사느라 여느 사는 일과 다를 바 없이 사는 데 대한 성경 여러 곳의 경고가 가득하다. 스스로 어찌 하려는 이에게, “재앙을 피하기 위하여 높은 데 깃들이려 하며 자기 집을 위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자에게 화 있을진저(합 2:9).” 그렇게 가옥에 가옥을 모으는 데 정신이 팔린 세상을 향하여, “가옥에 가옥을 이으며 전토에 전토를 더하여 빈 틈이 없도록 하고 이 땅 가운데에서 홀로 거주하려 하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사 5:8).”

 

문제는 이와 같은 경고의 말씀을 들을 귀와 실상을 볼 수 있는 눈이 저들에게는 없다. 그러할 때 우리의 특징은 “가련하고 가난한 자가 물을 구하되 물이 없어서 갈증으로 그들의 혀가 마를 때에 나 여호와가 그들에게 응답하겠고 나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그들을 버리지 아니할 것이라(사 41:17).” 주 앞에서 구하고 찾으면 주가 응답하신다. 우리를 결코 버려두지 않으신다. 오히려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우리 생활에 벌어지는데…

 

내가 헐벗은 산에 강을 내며

골짜기 가운데에 샘이 나게 하며

광야가 못이 되게 하며

마른 땅이 샘 근원이 되게 할 것이며

내가 광야에는 백향목과

싯딤 나무와 화석류와 들감람나무를 심고

사막에는 잣나무와 소나무와

황양목을 함께 두리니

무리가 보고 여호와의 손이 지으신 바요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가

이것을 창조하신 바인 줄 알며

함께 헤아리며 깨달으리라

(18-20).

 

우리는 주춤거려도 하나님은 일을 늦추시거나 미루지 않으신다. 늘 어려운 일로 그 마음을 호소하여 나는 저들의 문제만 보고 있었다. 그러니 마음은 어려웠고 들리는 바는 가망이 없는 듯하였는데, 그 속에 하나님의 영은 운행하고 계셨다. 어쩜 저럴까… 싶은 곳에서도 하나님은 일하시었다. 하나님은 치유하실 것이다. “그가 내게 이르시되 이 물이 동쪽으로 향하여 흘러 아라바로 내려가서 바다에 이르리니 이 흘러내리는 물로 그 바다의 물이 되살아나리라(겔 47:8).”

 

곧 주는 우리의 생명의 원천이시다. “이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번성하는 모든 생물이 살고 또 고기가 심히 많으리니 이 물이 흘러 들어가므로 바닷물이 되살아나겠고 이 강이 이르는 각처에 모든 것이 살 것이며, 또 이 강 가에 어부가 설 것이니 엔게디에서부터 에네글라임까지 그물 치는 곳이 될 것이라 그 고기가 각기 종류를 따라 큰 바다의 고기 같이 심히 많으려니와 그 진펄과 개펄은 되살아나지 못하고 소금 땅이 될 것이며, 강 좌우 가에는 각종 먹을 과실나무가 자라서 그 잎이 시들지 아니하며 열매가 끊이지 아니하고 달마다 새 열매를 맺으리니 그 물이 성소를 통하여 나옴이라 그 열매는 먹을 만하고 그 잎사귀는 약 재료가 되리라(9-12).” 쓸모없는 진펄과 개펄이 되살아나서 강 좌우로 각종 과실수가 자라고 성소를 통하여 이 물이 나오므로 열매는 먹을 수 있고 잎사귀는 약초가 된다.

 

어느 가정의 이런저런 사연을 두고 나는 문득 그런 생각을 하였다. 내가 속단할 일이 아닌 것은 저를 부르시고 세우신 이가 하나님이시면 반드시 주가 돌이켜 저의 입에서 생명의 말씀이 흘러나올 것이다. 어제 오후께 누구와 통화를 하며 그런 확신이 들었다. 나는 구제불능이라 여겨 저를 가망이 없겠다 하고 생각하였는데 저의 속에서 하나님은 운행 중이셨다. 이를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주의 집에 있는

살진 것으로 풍족할 것이라

주께서 주의 복락의 강물을

마시게 하시리이다

진실로 생명의 원천이 주께 있사오니

주의 빛 안에서 우리가 빛을 보리이다

(시 36:8-9).

 

그러니 함부로 속단하고 판단하여 누구를 멀리하거나 뒤로 밀쳐서도 안 되었다.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일반으로 받은 구원에 관하여 내가 너희에게 편지하려는 생각이 간절하던 차에 성도에게 단번에 주신 믿음의 도를 위하여 힘써 싸우라는 편지로 너희를 권하여야 할 필요를 느꼈노니(유 1:3).” 하나님이 우리에게 ‘단번에 주신 믿음의 도’ 바로 이를 위해 싸우는 일이다. 무엇과의 싸움인가 하면 “이는 가만히 들어온 사람 몇이 있음이라 그들은 옛적부터 이 판결을 받기로 미리 기록된 자니 경건하지 아니하여 우리 하나님의 은혜를 도리어 방탕한 것으로 바꾸고 홀로 하나이신 주재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자니라(4).” 우리 속에 가만히 들어온 사람 몇….

 

저들로 인하여 이스라엘은 광야 40년을 돌아야 했다. 늘 문제는 그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들 중에 섞여 사는 다른 인종들이 탐욕을 품으매 이스라엘 자손도 다시 울며 이르되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주어 먹게 하랴(민 11:4).” 그러니 아무리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하다고는 하나 고작 그 일로 하나님을 대적하게 되는 것이다. 누가 누굴 탓하고 욕할 수 있겠나? 우리 속에도 모두 그와 같은 무리가 있는 것인데, 어릴 때 풀지 못한 감정과 자라면서 생겨난 미움과 시기와 오랜 불만이 켜켜이 자라서 우리 영혼을 쓸모없는 땅으로 만들어버린 듯, 그 물을 더 이상은 마실 수 없는 물로 만들어버린 듯, 누구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다. 이에 “여호와께서 주시는 복은 사람을 부하게 하고 근심을 겸하여 주지 아니하시느니라(잠 10:22).” 곧,

 

한 시내가 있어 나뉘어 흘러

하나님의 성 곧 지존하신 이의

성소를 기쁘게 하도다

(시 46:4).

 

나는 누구와의 대화에서 단지 그 일 너머에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는 일이라 생각하기를, 그래서 권할 수 있었다. 더는 의미가 없나? 하고 막연하였던 사람에 대해 또는 일에 대하여 우리는 하나님이 그 안에 거하신다는 것을 늘 명심할 필요가 있겠다. 하나님은 틀림없이 우리를 따로 구별하셨다.

 

여호와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원수들로 네 발판이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오른쪽에 앉아 있으라 하셨도다

(시 110:1).

 

주가 행하신다. 보좌에 앉으신 이가 들에 장막을 치실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하나님의 보좌 앞에 있고 또 그의 성전에서 밤낮 하나님을 섬기매 보좌에 앉으신 이가 그들 위에 장막을 치시리니(계 7:15).” 우리는 우리 스스로 말도 안 되는 일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저에게 이와 같은 말씀을 들려주고 싶었다. 어쩌다 낯선 이와 말 한 마디 섞는 것이 어려움이 되고 주눅 들어, 왜 그걸 못해? 하고 묻는 이 앞에서 저는 서럽게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그것이 누구 때문인지, 어쩌다 그런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하는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 당당하던 모세가 미디안에서 살인자로 숨어 지내는 동안 주눅 들었을 일에 대해 생각하면, 지나간 일도 앞으로의 일도 모두 주의 것일 뿐. 오늘은 우리로 주의 앞으로 불러 세우셨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 3:5).” 내가 자구책으로 신고 활동하던 더러운 신을 벗어야 한다. 스스로 어찌해보려 강구하던 것들로부터 손을 떼야 한다. 오직 그 음성 앞에 엎드려 우리는 주가 하시는 일을 보고 그의 말씀을 듣는 것뿐이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그리하여 “또 보좌에 둘려 이십사 보좌들이 있고 그 보좌들 위에 이십사 장로들이 흰 옷을 입고 머리에 금관을 쓰고 앉았더라(계 4:4).” 영원히 왕 노릇할 것이다. “그들로 우리 하나님 앞에서 나라와 제사장들을 삼으셨으니 그들이 땅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 하더라(5:10).”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충만하심이 ‘은혜 위에 은혜’이다.

 

우리가 다

그의 충만한 데서 받으니

은혜 위에 은혜러라

(요 1:16).

 

이 놀라운 말씀 앞에 가슴이 뛰고 벅차하지 않을 영혼이 있겠나? 저가 우리 가운데 계신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서 말이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14).” 이 충만함이란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어마어마한 나라이다. 권세이고 능력이다. 성령으로 우리를 비추시는 일이다. “전날에 너희가 빛을 받은 후에 고난의 큰 싸움을 견디어 낸 것을 생각하라(히 10:32).” 그러므로 “너희가 갇힌 자를 동정하고 너희 소유를 빼앗기는 것도 기쁘게 당한 것은 더 낫고 영구한 소유가 있는 줄 앎이라(34).” 곧 우리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할 엄청난 것을 소유하고 있었다.

 

일일이 저들 이야기를 열거하는 게 별 의미가 없어 나는 그저 나에게 주시는 생각으로 저들 너머의 하나님의 이야기를 생각하였다. 하나님은 우리로 부끄럽지 않게 하실 것이다.

 

그들이 주를 앙망하고 광채를 내었으니

그들의 얼굴은 부끄럽지 아니하리로다

(시 34:5).

 

아직은 그 낯빛으로 알 수 없는 듯 하나 가혹하기만 한 것 같은 현실이 흔들리고 움직이는 것을 볼 것이다.

 

회오리바람 중에

주의 우렛소리가 있으며

번개가 세계를 비추며

땅이 흔들리고 움직였나이다

(77:18).

 

그 빛이 세상을 비추며 땅이 두려워 떨게 할 것이다.

 

그의 번개가 세계를 비추니

땅이 보고 떨었도다

(97:4).

 

하나님은 애초에 그렇게 시작하셨다. 말도 안 되는 일인 것 같은 것을 빚어서 “어두운 데에 빛이 비치라 말씀하셨던 그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추셨느니라(고후 4:6).” 주가 행하실 것이다. 나는 누구더러 못하면 못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일을 주를 위해 움직이다 보면 전혀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 말해주었다. 이제 더는, “그들이 다시는 주리지도 아니하며 목마르지도 아니하고 해나 아무 뜨거운 기운에 상하지도 아니하리니 이는 보좌 가운데에 계신 어린 양이 그들의 목자가 되사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시고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임이라(계 7:17-18).”

 

오늘 모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설교하고 있었다. “감추어진 일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속하였거니와 나타난 일은 영원히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속하였나니 이는 우리에게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행하게 하심이니라(신 29:29).” 우리가 다 알 수 없는 하나님의 일을 두고 고약하게 굴 것 없다. 하나님이 변호하실 것이다!

 

하나님이여

주의 이름으로 나를 구원하시고

주의 힘으로 나를 변호하소서

(시 54:1).

 

다만 우리는 아뢰고 기도하고 묵묵히 주의 길을 걸어갈 뿐…….

 

하나님이여 내 기도를 들으시며

내 입의 말에 귀를 기울이소서

 

참으로 주께서는

모든 환난에서 나를 건지시고

내 원수가 보응 받는 것을

내 눈이 똑똑히 보게 하셨나이다

(2, 7).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