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글]

영원히 주 앞에 세우시나이다

전봉석 2023. 1. 8. 04:57

 

어리석은 자의 퇴보는 자기를 죽이며 미련한 자의 안일은 자기를 멸망시키려니와 오직 내 말을 듣는 자는 평안히 살며 재앙의 두려움이 없이 안전하리라

잠언 1:32-33

 

주께서 나를 온전한 중에 붙드시고 영원히 주 앞에 세우시나이다

시편 41:12

 

 

 

잠언은 지혜서다. 1-9장은 ‘젊은이의 책’이라 부른다. 10-31장은 ‘일상의 실천서’라 불린다. 한동안 잠언을 가지고 아이들과 말씀을 나눈 적이 있다. ‘탈무드’로 이해하는 책과 나란히 놓고 설명하기가 쉬워서였다. 그렇게 몇 년은 나 또한 잠언에 매료되었다. 절제된 언어와 격언이 주는 깊이 속에 묵상의 길이 트였다. 마치 어릴 적 칡뿌리를 질겅질겅 씹을 때의 그 느낌, 처음엔 습습하고 강한 느낌이 서서히 입안에서 녹아 특유의 단맛을 낸다. 본래 잠언은 왕궁 내에서 장래의 지도자 양성 과정으로 수집하고 모은 지혜의 글 모음이다.

 

오늘 본문 1장 1절,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와 “르무엘 왕이 말씀한 바 곧 그의 어머니가 그를 훈계한 잠언이라(31:1).”와 같이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회오리바람이 지나가면 악인은 없어져도 의인은 영원한 기초 같으니라(10:25).” 의인과 악인의 분류다. 하나님을 떠나서는 지혜의 근원을 찾을 수 없고, 저를 경외함이 곧 지혜인 것을,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1:7).” 이 엄청난 차이는 한 번 두 번 읽을수록 선명해진다. 곧 우리의 의는 계승돼야 하고 훈련돼야 한다. “그러므로 이제 너희는 이 노래를 써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르쳐 그들의 입으로 부르게 하여 이 노래로 나를 위하여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라(신 31:19).”

 

이어 “내 손을 가르쳐 싸우게 하시니 내 팔이 놋 활을 당기도다(삼하 22:35).” 더욱이 아이 때, 신앙이 어린아이와 같을 때는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 22:6).” 이를 우린 배워서 익히고 연단하여 몸에 밴 삶을 살아야 한다. 곧 우리로 알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기쁨이다. 우리의 기쁨이 하나님의 기쁨이 되게 하는 것, 이는 우리가 하나님으로 기뻐하고 만족할 때 하나님은 이를 즐거워하신다. “모든 백성이 곧 가서 먹고 마시며 나누어 주고 크게 즐거워하니 이는 그들이 그 읽어 들려 준 말을 밝히 앎이라(느 8:12).”

 

좀 더 들어가 보면, 오늘은 성일이다. “백성이 율법의 말씀을 듣고 다 우는지라 총독 느헤미야와 제사장 겸 학사 에스라와 백성을 가르치는 레위 사람들이 모든 백성에게 이르기를 오늘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성일이니 슬퍼하지 말며 울지 말라 하고(9).” 백성들이 말씀을 듣고 운다. 우는 이유는 자기 죄를 말씀에 비추어 알게 된 것이다. “느헤미야가 또 그들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가서 살진 것을 먹고 단 것을 마시되 준비하지 못한 자에게는 나누어 주라 이 날은 우리 주의 성일이니 근심하지 말라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 하고(10).” 연거푸 성도들을 위로한다. “레위 사람들도 모든 백성을 정숙하게 하여 이르기를 오늘은 성일이니 마땅히 조용하고 근심하지 말라 하니(11).” 여기서 주목하게 되는 것은 ‘오늘은 성일(聖日)’이라 일컫는 것이다.

 

주일 날 아침, 이와 같은 말씀 앞에서 마음이 새로워진다. 첫째, “오늘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성일이니 슬퍼하지 말며 울지 말라(9).” 둘째, “이 날은 우리 주의 성일이니 근심하지 말라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10).” 셋째, “오늘은 성일이니 마땅히 조용하고 근심하지 말라.” 연거푸 들려주는 말, ‘오늘은 성일이니’ 곧 거룩하게 구별된 날이니, ‘나누고’, ‘즐거워하라’는 것. “너희는 가서 살진 것을 먹고 단 것을 마시되 준비하지 못한 자에게는 나누어 주라… 모든 백성이 곧 가서 먹고 마시며 나누어 주고 크게 즐거워하니 이는 그들이 그 읽어 들려 준 말을 밝히 앎이라(10, 12).”

 

이를 통하여 얻는 것은 ‘하나님의 확실한 기쁨’은 우리로 기뻐하고 즐거워하라는 것인데, 그 기쁨은 ‘말씀’ 곧 하나님으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다. 여기서 기쁨을 알아야 기뻐할 수 있고 즐거워할 수 있을 텐데…… “이는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며 명철의 말씀을 깨닫게 하며 지혜롭게, 공의롭게, 정의롭게, 정직하게 행할 일에 대하여 훈계를 받게 하며 어리석은 자를 슬기롭게 하며 젊은 자에게 지식과 근신함을 주기 위한 것이니 지혜 있는 자는 듣고 학식이 더할 것이요 명철한 자는 지략을 얻을 것이라(잠 1:2-5).” 오늘 잠언의 목적과도 접목하면 그 목적은 일치한다.

 

“잠언과 비유와 지혜 있는 자의 말과 그 오묘한 말을 깨달으리라(6).”

 

우리로 듣고 깨달을 수 있는 영을 부어주시고자 하는데 이를 한사코 외면하는 것은 당장의 급선무가 다른 데 있기 때문이다. 주를 날 아침, 나를 가장 난감하게 하는 것은 ‘~일로 오늘은 예배에 못 갈 거 같아요.’ 할 때에 나는 무어라 답을 해야 할지 한참을 망설인다. 다시 느헤미야서로 연결지으면, ‘울지 마라. 잔치를 열고 기뻐하라.’는 것(9-10)과 ‘근심하지 말라. 나누어주고 즐거워하라.’는 것(11-12)과 궁극적으로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10).” 하는 대목에서 잠언은 물론 모든 성경의 목적을 알 수 있다. 이는,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하는 말씀으로 연결되고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빌 4:4).” 하는 말씀으로 굳힌다.

 

시편의 찬송은 여러 곳에서 울려퍼져,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

(37:4).

 

너희 의인들아

여호와를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마음이 정직한 너희들아

다 즐거이 외칠지어다

(32:11).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이

우리를 만족하게 하사

우리를 일생 동안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

(90:14).

 

주께서 생명의 길을 내게 보이시리니

주의 앞에는 충만한 기쁨이 있고

주의 오른쪽에는 영원한 즐거움이 있나이다

(16:11).

 

이를 되뇌다 보면 이럴 수 있는 능력, 이를 알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가령 어린아이 앞에 막대사탕과 다이아몬드를 놓고 하나를 가지라, 할 때 아이는 막대사탕을 입에 물고 즐거워하는 것으로 족하다. 맛도 없고 딱딱하기만 한 다이아몬드의 값어치를 아이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어떤 선택, 우리의 급선무가 ‘하나님의 기쁨’과 놓였을 때 우린 어린아이와 같이 당장 우선적으로, 무엇을 선택할지? 행여 이를 두고 고민한다면…. “때가 오래 되었으므로 너희가 마땅히 선생이 되었을 터인데 너희가 다시 하나님의 말씀의 초보에 대하여 누구에게서 가르침을 받아야 할 처지이니 단단한 음식은 못 먹고 젖이나 먹어야 할 자가 되었도다(히 5:12).” 그렇듯 눈 앞의 막대사탕을 집을 때, 하나님은 기뻐하실까? 우리의 기쁨이란 것이…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요 6:35).” 하여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하는 이 우선적이고 마땅한 것을 알지 못할 때, 스스로 자기 영혼에 난감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로 주만 기뻐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느 8:10).” 왜 우리가 하나님으로 기뻐하는 것이 우리의 힘이 된다고 하셨는지, 그리하여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며 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니라(마 10:37-38).”

 

이와 같은 말씀 앞에 슬퍼하고 울어야 한다. 근심해야 한다. 자신의 선택이 얼마나 어리석었고,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세월로 흘려보냈는지를… 그러려면 우리의 기쁨은 무엇이어야 할까? 말씀으로 말씀 가운데 계신 하나님의 기쁨을 알고, 살면서, 사랑하면서, 배우면서 하나님을 느끼는 것. 그 하나님으로 만족할 수 있는 힘, 능력을 가지는 것. 이에 겸손하여지는 훈련, “내 아들아 네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네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라. 이는 네 머리의 아름다운 관이요 네 목의 금 사슬이니라(잠 1:8-9).” 훈계의 법, 곧 말씀을 떠나지 말고. 이를 나의 아름다운 면류관으로 삼는 것. “겸손한 자에게 여호와로 말미암아 기쁨이 더하겠고 사람 중 가난한 자가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리니, 이는 강포한 자가 소멸되었으며 오만한 자가 그쳤으며 죄악의 기회를 엿보던 자가 다 끊어졌음이라(사 29:19-20).”

 

하여 예수님도 이르시기를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마 5:5-8).” 그러니 우리의 취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어떤 중요함 또는 그런 갈망 앞에서 “그가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즐거움을 삼을 것이며, 그의 눈에 보이는 대로 심판하지 아니하며, 그의 귀에 들리는 대로 판단하지 아니하며, 공의로 가난한 자를 심판하며, 정직으로 세상의 겸손한 자를 판단할 것이며, 그의 입의 막대기로 세상을 치며, 그의 입술의 기운으로 악인을 죽일 것이며, 공의로 그의 허리띠를 삼으며, 성실로 그의 몸의 띠를 삼으리라(사 11:3-5).” 누가? 겸손한 자이었다.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시나니… 겸손한 자에게는 지혜가 있느니라(잠 11:2, 16:19).” 그럼 지혜란? “지혜 있는 자는 듣고 학식이 더할 것이요… 잠언과 비유와 지혜 있는 자의 말과 그 오묘한 말을 깨달으리라(1:5-6).” 곧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7).” 오늘 이러한 말씀의 핵심이 우리로 생각하고 느끼고 깨달아 알게 하는 것으로,

 

주께서 생명의 길을 내게 보이시리니

주의 앞에는 충만한 기쁨이 있고

주의 오른쪽에는 영원한 즐거움이 있나이다

(시 16:11).

 

너희 의인들아

여호와를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마음이 정직한 너희들아

다 즐거이 외칠지어다

(32:11).

 

그리하시면 내가 주의 이름을

영원히 찬양하며 매일

나의 서원을 이행하리이다

(61:8).

 

곧 지혜가 우리 안에 있다면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이 모든 것에서 “밤에 내 영혼이 주를 사모하였사온즉 내 중심이 주를 간절히 구하오리니 이는 주께서 땅에서 심판하시는 때에 세계의 거민이 의를 배움이니이다(사 26:9).” 살면서 뜻하지 않은, ‘밤에’ 내 영혼이 다른 무엇보다 주를 사모할 수 있는 것이 힘이었다. 이는 당장 그 막대사탕이 주는 일시적이고 달달한 즐거움과는 비교도 안 되는, 그보다 다이아몬드가 줄 수 있는 더 크고, 놀랍고, 엄청난 즐거움과 기쁨을, “너희가 주의 인자하심을 맛보았으면 그리하라(벧전 2:3).” 결국은 맛보아야 그리 산다. 그러니 이게 어디 세상 그 무엇과 비교가 되어 견줄 수 있겠나? 결국,

 

“어리석은 자의 퇴보는 자기를 죽이며 미련한 자의 안일은 자기를 멸망시키려니와 오직 내 말을 듣는 자는 평안히 살며 재앙의 두려움이 없이 안전하리라(잠 1:32-33).”

 

가난한 자를 보살피는 자에게

복이 있음이여

재앙의 날에

여호와께서 그를 건지시리로다

(41:1).

 

오늘 시편의 첫 구절과 “너희는 가서 살진 것을 먹고 단 것을 마시되 준비하지 못한 자에게는 나누어 주라 이 날은 우리 주의 성일이니 근심하지 말라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느 8:10).” 먹고 마시되 ‘준비하지 못한 자에게 나누어 주라.’ 왜? “이 날은 우리 주의 성일이니 근심하지 말라.” 곧 우리의 오늘 또 내일과 매일이 새 힘을 얻으리니,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 아, 이 귀하고 명징한 성경의 핵심으로 “오늘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성일이니 슬퍼하지 말며 울지 말라(9).” 울지 마라, 근심하지 마라, 정숙하고 조용하게 “…오늘은 성일이니 마땅히 조용하고 근심하지 말라 하니 모든 백성이 곧 가서 먹고 마시며 나누어 주고 크게 즐거워하니 이는 그들이 그 읽어 들려 준 말을 밝히 앎이라(11-12).” 그래서 나는 성경 중에 잠언을 즐겨 읽고, 시편을 사랑한다.

 

여호와께서 그를 지키사

살게 하시리니

그가 이 세상에서 복을 받을 것이라

주여 그를 그 원수들의 뜻에 맡기지 마소서

(2).

 

오늘 시인은 이 말씀을 앎으로,

 

…그가 누워 있을 때마다

그의 병을 고쳐 주시나이다

 

…여호와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가 주께 범죄하였사오니

나를 고치소서 하였나이다

(3-4).

 

주께 아뢸 수 있는 것. 모두가 나를 악담하고, 떠나고, 수근거린다 해도,

 

그러하오나 주 여호와여

내게 은혜를 베푸시고

나를 일으키사 내가 그들에게

보응하게 하소서 이로써

내 원수가 나를 이기지 못하오니

주께서 나를 기뻐하시는 줄을

내가 알았나이다

(10-11).

 

그러니 성경의 모든 믿음의 사람들은 이를 알았고, 붙들고 살았으니… “주께서 나를 기뻐하시는 줄을 내가 알았나이다.” 이 참 진리를 우리가 놓지 않는다면, 나의 현실이 아무리 어떠하다 해도 우리는 주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그러한 우리로 말미암아 하나님도 기뻐하시나니,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느 8:10).” 우리의 기쁨으로 말씀에 귀를 기울인다. “수문 앞 광장에서 새벽부터 정오까지 남자나 여자나 알아들을 만한 모든 사람 앞에서 읽으매 뭇 백성이 그 율법책에 귀를 기울였는데, 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백성에게 그 낭독하는 것을 다 깨닫게 하니… 백성이 율법의 말씀을 듣고 다 우는지라 총독 느헤미야와 제사장 겸 학사 에스라와 백성을 가르치는 레위 사람들이 모든 백성에게 이르기를 오늘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성일이니 슬퍼하지 말며 울지 말라 하고(2, 9).” 이에,

 

주께서 나를 온전한 중에 붙드시고

영원히 주 앞에 세우시나이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영원부터 영원까지 송축할지로다

아멘 아멘

(12-13).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