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탕수수밭
사탕수수밭 ▣ 트럭은 멈추고도 한참을 툴툴거리다 예고도 없이 툭, 하고 멎었다. 그와 동시에 갑자기 모든 소리가 사라진 것 같았다. 소년은 귀를 쫑긋 세우고 귀에 익은 소리를 좇느라 미간을 한껏 찌푸렸다. 어서 오세요, 얘 집에 뛰어가 전도사님 도착했다 해라. 왁자한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소년은 저도 모르게 길게 날숨을 내찼다. 금세 오줌보가 터질 것만 같았다. 포장이 펄쩍, 걷히면서 따가운 햇볕이 눈을 찌르고 들어왔다. 아이고, 여기 타고 오셨어요? 누군가 엄마에게서 젖먹이동생을 받아 안았다. 뭐해, 얼른 일어서지 않고? 햇빛을 등지고 아버지가 다가와 말했다. 그리고 소년의 겨드랑이에 손을 끼워 번쩍 들어 안았다. 아버지의 몸에서 싫지 않은 땀 냄새가 났다. 바닥에 내려선 소년은 땅바닥만 툭툭, 걷어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