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글]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영생이니라

전봉석 2020. 5. 11. 06:26

 

네가 심는 날에 울타리를 두르고 아침에 네 씨가 잘 발육하도록 하였으나 근심과 심한 슬픔의 날에 농작물이 없어지리라

이사야 17:11

 

우리가 이방 땅에서 어찌 여호와의 노래를 부를까

시편 137:4

 

 

너무 막연하고, 그와 같은 막연함을 견디기에는 내가 부족하고, 나의 부족함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시인의 고백처럼 여기 이방 땅 바벨론의 강가에서 나는 울었다.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137:1).” 하긴 우리가 이방 땅에서 어찌 여호와의 노래를 부를까(4).” 저들 한 영혼 한 영혼이 그러할 것인데, “예루살렘아 내가 너를 잊을진대 내 오른손이 그의 재주를 잊을지로다(5).” 그 어떤 재능으로 또는 인내와 끈기로 이루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사야의 증거가 슬프기만 하다. “네가 심는 날에 울타리를 두르고 아침에 네 씨가 잘 발육하도록 하였으나 근심과 심한 슬픔의 날에 농작물이 없어지리라(17:11).” 애써 수고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공들여 얻는 탑이 아니다. 성경은 냉정하게 경고를 하신다. 주를 의뢰하라는 것, 이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님을, “또한 우리를 부당하고 악한 사람들에게서 건지시옵소서 하라 믿음은 모든 사람의 것이 아니니라(살후 3:2).”

 

아이는 오지 않았고 예측은 보기 좋게 깨졌으며 거절당한 나의 마음은 우울하였다. 다 저녁에 뭐라 변명의 문자가 왔는데 성가시고 귀찮아서 읽고 답하지도 않았다. 같이 올 거야하고 자리를 만들고 마실 물도 준비해두었던 게 허사가 되었다. 온전하지 못한 나무만 산을 버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고전 1:27).” 내게 두시는 나의 약함과 온전하지 못함이 주를 바란다. “주께서 너희 마음을 인도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인내에 들어가게 하시기를 원하노라(살후 3:5).” 누구를 보고 어떤 마음으로 기대하고 희망을 가졌다가는 번번이 영락없다. 기껏 준비하고 기대하였던 마음만큼 실망도 크다. 나아진 게 하나도 없다. 저절로 낫지는 않는다. 개간하고 다스려야 하는 정원 같다. 부디 께서 나의 마음을 인도하여,내 마음을 주의 증거들에게 향하게 하시고 탐욕으로 향하지 말게 하소서(119:36).”

 

오기 싫은 마음이 억누르는 것일 테고, 바라는 게 없는 것이어서 기대도 없는 모양이고, 그저 갈 데 없고 아프고 병든 영혼들이 아니면 찾을 게 없는 곳이라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으로 오후 내내 시달리었다. 누구를 떠올리다 그런 생각이 들었고, 누구를 대하는 일에서 그리 마음은 혼잡하였다. 그러니 주의 도우심밖에 여호와여 주의 도를 내게 가르치소서 내가 주의 진리에 행하오리니 일심으로 주의 이름을 경외하게 하소서(86:11).” 그러니 놀라운 것은 일심으로 나는 더욱 주만 바라게 된다. 가까운 누구에게 기대할 것도 무엇을 꿈꾸고 바라는 일도 안 되었다. 나로 하여금 두 마음을 품지 못하게 하시려고,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이 우리를 만족하게 하사 우리를 일생 동안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90:14).” 기대가 있어 절망도 있는 것이니, 굳이 그럴 거 없다. 그러려니 하고 말면 그만인 일일 것인데,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 1:18).”

 

십자가만 바라보게 하신다. 자족하는 마음, 그 안에 하나님의 즐거움이 있다. “그의 거룩한 이름을 자랑하라 여호와를 구하는 자들은 마음이 즐거울지로다(105:3).” 곧 나의 즐거움은 뚜렷해진다. “정의를 행하는 것이 의인에게는 즐거움이요 죄인에게는 패망이니라(21:15).” 순종이 아니면 버팀목도 없다.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 율법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느니라(29:18).” 선한 말이 이를 끌어간다. “근심이 사람의 마음에 있으면 그것으로 번뇌하게 되나 선한 말은 그것을 즐겁게 하느니라(12:25).” 이는 경건에 관한 교훈을 따르게 하려 하심이니,누구든지 다른 교훈을 하며 바른 말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경건에 관한 교훈을 따르지 아니하면(딤전 6:3).” 변론과 언쟁, 투기와 분쟁, 비방과 악한 생각, 부패와 잃어버림 그리고 다툼이 따를 뿐이다(4-5). 어째서 말씀이 중요하고 경건에 관한 교훈을 잃지 말아야 하는지 그 세계는 자명한 것이다.

 

그리하여 나에게 두시는 자족함의 진가는 엄연하였다. “그러나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은 큰 이익이 되느니라(6).” 이를 지혜자는 겸손의 기틀로 본다. “겸손한 자와 함께 하여 마음을 낮추는 것이 교만한 자와 함께 하여 탈취물을 나누는 것보다 나으니라(16:19).” 절제가 따른다.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30:8).” 이로써 적당함을 알게 하소서. “너는 꿀을 보거든 족하리만큼 먹으라 과식함으로 토할까 두려우니라(25:16).” 그래서 내가 스스로 부하려 하는 일보다 어리석은 것도 없겠다.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욕심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파멸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딤전 6:9).” 행여 내가 저 아이로 인해 나름의 만족함을 얻으려는 것은 아닐까? 누구를 생각하는 데 있어 보람을 우선하고 자긍하는 마음으로 위로를 삼으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이와 같은 내적갈등이 선한 싸움이 될 것을 믿는다.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영생을 취하라 이를 위하여 네가 부르심을 받았고 많은 증인 앞에서 선한 증언을 하였도다(12).” 이에 따른 부르심은 내가 응하거나 선도한 일이 아니다.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1:4).” 그것으로 우리가 그 안에서 그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담대함과 확신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감을 얻느니라(3:12).” 이는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너희는 은혜로 구원을 받은 것이라)(2:5).” 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사람을 하나 가까이 한다는 일은 온 우주를 이해하는 일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아이 하나가 오고 안 오고, 누가 무엇을 어찌 내게 말하고 안 하고, 그리하여 나의 마음이 함께 하고 못하고, 흡족함이 있고 없고이를 추구하는 일이 궁극적으로는 모두 하나님을 바람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다. “오직 그에게만 죽지 아니함이 있고 가까이 가지 못할 빛에 거하시고 어떤 사람도 보지 못하였고 또 볼 수 없는 이시니 그에게 존귀와 영원한 권능을 돌릴지어다 아멘(딤전 6:16).”

 

그리하여 사람을 대하는 일, 그의 삶에 관여하는 일은 그래서 엄청난 것이다. 그저 그러려니 하는 정도이면 신형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조작하는 법을 익히는 일과 같아서 설렘도 호기심도 새로움에 대한 즐거움도 잠깐일 뿐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마음은 그런 것이 아니다. 호기심과 막연한 기대에 따른 나라가 아니다. 금세 시들해지는 그런 사랑이 아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이니(딤후 1:7).” 그것으로 내가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사실을 점점 더 확실하게 알아간다. “그러므로 너는 내가 우리 주를 증언함과 또는 주를 위하여 갇힌 자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따라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8).” 이는 첫째, 은혜대로 하심이었다. 사람이 끊을 수 없다.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8:38-39).” 둘째, 이는 은혜의 의를 입는 일이다. 완전히 새 피조물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5:21).”

 

셋째, 풍성하신 주의 영광에 들어가게 하시려는 것이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4:19).” 곧 하나님의 평강이 나를 지키신다.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7).” 나는 이렇듯 말씀이 내 안을 뒤흔들고 있는 여러 마음을 다스리시는 것이 너무 좋다. 진정시키고 복종하게 한다. 서러움도 서운함도 서글픔도 아무 짝에 쓸모 없는 자존심도. 여기는 이방의 땅이라. “우리가 이방 땅에서 어찌 여호와의 노래를 부를까(137:4).” 오직 주만 바라봄이고 이는 말씀밖에는 달리 길이 없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부대끼고 파도와 같이 쉴 새 없어 변덕스러울 뿐인데,슬프다 많은 민족이 소동하였으되 바다 파도가 치는 소리 같이 그들이 소동하였고 열방이 충돌하였으되 큰 물이 몰려옴 같이 그들도 충돌하였도다(17:12).” 그리하여 네가 심는 날에 울타리를 두르고 아침에 네 씨가 잘 발육하도록 하였으나 근심과 심한 슬픔의 날에 농작물이 없어지리라(11).” 곧 이 땅에서의 기대와 결과는 자명하였다.보라 저녁에 두려움을 당하고 아침이 오기 전에 그들이 없어졌나니 이는 우리를 노략한 자들의 몫이요 우리를 강탈한 자들의 보응이니라(14).”

 

이러할 때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137:1).” 그 눈물은 결코 헛되지 않아서, 그러므로 예루살렘아 내가 너를 잊을진대 내 오른손이 그의 재주를 잊을지로다(5).” 내 주제로는 이룰 게 없겠으나 오직 주만 바라봄이라. 내게 소중한 것들을 버림으로, 네 어린 것들을 바위에 메어치는 자는 복이 있으리로다(9).” 내 소중한 것들이 영생을 누릴 것이다. “죄의 삯은 사망이요 하나님의 은사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영생이니라(6:2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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