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글]

하나님께 감사하라

전봉석 2024. 7. 29. 04:38

 

노아가 여호와께 제단을 쌓고 모든 정결한 짐승과 모든 정결한 새 중에서 제물을 취하여 번제로 제단에 드렸더니 여호와께서 그 향기를 받으시고 그 중심에 이르시되 내가 다시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사람의 마음이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이라 내가 전에 행한 것 같이 모든 생물을 다시 멸하지 아니하리니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

창 8:20-22

 

모든 육체에게 먹을 것을 주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하늘의 하나님께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시 136:25-26

 

 

모든 게 순간적인 일이다. 일이 일어난 후에는 다시 거둬들일 수 없다. 방주가 닫혔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홍수가 모든 지면을 덮었다. 하루 전 혹은 일주일 전에 이를 알았더라면 몇 명은 돌이켜 주 앞에 돌이켜 회개의 기회가 있었을지도…. 40일간 비가 쏟아졌고 이 땅의 모든 생물은 물에 잠겼다. 홍수는 심판이 목적이 아니라 세상을 정화하고 회복시키는 데 있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는 모든 들짐승과 가축을 기억하사 하나님이 바람을 땅 위에 불게 하시매 물이 줄어들었고 깊음의 샘과 하늘의 창문이 닫히고 하늘에서 비가 그치매(창 8:1-2).”

 

그런 가운데 하나님은 주의 자녀를 기억하신다. 그 사랑과 관심은 “참새 다섯 마리가 두 앗사리온에 팔리는 것이 아니냐 그러나 하나님 앞에는 그 하나도 잊어버리시는 바 되지 아니하는도다 너희에게는 심지어 머리털까지도 다 세신 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니라(눅 12:6-7).” 그러는 가운데 우리는 주의 보살피심을 깨달아 안다.

 

아침에 나오는데 교통사고가 났다. 신호위반 차량이 옆구리를 들이받았다. 순간적인 일이었다. 나의 차량은 그대로 돌면서 멈추었다. 모든 게 순간의 일이다. 숨 쉬기가 답답하여 가만히 앉아있자 상대편 운전자가 오고, 언제 왔는지 경찰이 오고… 모든 게 나와 상관없이 이루어졌다. 보험회사에서 달려와 일처리를 하고, 상대 운전자가 와서 사과를 하는데 아들 또래로 어린 나이였다. 옆에 앉아 모든 것을 지켜보면서, 저 일이 있기 전으로 돌릴 수만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구급차가 오고 119구급대원이 괜찮은가? 물었다. 응급실에 갈 정도는 아니라고 하고 저를 돌려보냈다. 경찰이 와서 무엇을 묻고, 동의를 받고, 블랙박스를 가져갔다. 그러는 동안 나는 순간, 이 일이 일어나기 전으로 돌이킬 수 없다는 데서 아찔했다.

 

이렇게 교회로 와서 평소처럼 묵상글을 쓸 수 있다는 데서 감사하다. 구급대원이 병원으로 데려가려 할 때도 묵상글을 써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우선은 어디 특별히 다친 데가 없는 것 같다. 모든 게 다 정말 있었던 일인지 막연하기도 하다. 오늘은 또 강원도에서 교사를 하는 친구도 방학에 한 번 시간을 내어 오는 날이다. 묵상글을 써야 하는 일과 오전에 그 친구가 오기로 한 일이 먼저 떠오르면서 이만하길 감사하고 또 감사하였다. 상대 운전자는 고개를 푹, 숙이고 연신 사과를 하는데 나는 괜찮다며 저의 팔을 감싸고 저 또한 괜찮은지 물었다. 탑차로 무얼 배달하는 직원 같은데 너무 어려보여 마음이 안 됐다.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나를 영원히 잊으시나이까

주의 얼굴을 나에게서

어느 때까지 숨기시겠나이까

(시 13:1).

 

어떤 어려움으로 우린 주를 바라며 재촉하듯 부른다. 지난 주간은 허리가 아파 진통제를 먹고, 속이 볶이다 장염인지 며칠째 설사를 하고, 눈은 무슨 일인지 실핏줄이 터져 충혈이 됐다. 그리고 오늘 교통사고다. 연이은 고통 중에도 그때마다 주가 함께 하심은 적당하다는 데서 견딜 만한 것으로 감사하게 된다. 오늘 새벽에 일어난 일도 너무 순간적이고 모든 게 일사천리로 일어난 일이나 내 일이 내 일 같지가 않다. 보험사에서 바로 또 렌트카를 보내서 그것을 몰고 교회로 왔다. 내 발로 움직이며 이 정도인 게 감사하고 신기할 따름이다.

 

어떠하든지 주가 돌보신다. 보험사 직원은 한 뼘만 더 뒤를 받혔어도 차량이 전복되어 굴렀을 것이라고 하였다. 딱 그만큼 적당한 곳으로 적당한 시간에 적당한 힘의 원리로 모든 게 이만하였다. 새삼 감사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나를 돌보신다. 나는 그러한 주의 마음으로 어려 보이던 상대 운전자를 위해 기도한다.

 

“오직 시온이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나를 버리시며 주께서 나를 잊으셨다 하였거니와 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 내가 너를 내 손바닥에 새겼고 너의 성벽이 항상 내 앞에 있나니 네 자녀들은 빨리 걸으며 너를 헐며 너를 황폐하게 하던 자들은 너를 떠나가리라(사 49:14-17).”

 

더러는 연약한 육신의 돌보는 일이나 그에 따른 고통으로 사는 게 고단할 때가 있다. 거기에 오늘 같은 변수는 ‘뜻밖의 은혜’다. 그런 가운데서도 나를 이만큼 보호하시고 지킨 데 대해, 아무도 다친 사람이 없는 것에 대해, 무사히 교회로 와 평소와 같이 묵상글을 쓰고 주 앞에 이러한 일상을 아뢰며 감사할 수 있다는 데서… “우리가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후 4:17-18).”

 

오늘을 살면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터질지 알 수 없으나, 그런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우선적으로 나를 보호하셨다. 나와 함께 하셨고, 나의 판단을 주관하셨다. 충돌이 있고 순간 가만히 눈을 감았을 때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순간적으로 오늘 누가 오고 또 어떤 일을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으로 주의 이름을 되뇌고 있을 때 누가 문을 두드리고, 이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이 된 것이다. 그러니까 내게 벌어진 일들이 나를 고통스럽게 하고 어렵게 하는 것 같은데 모든 게 적당하여서 주의 도우심을 생생하게 경험하게 한다. 속이 아파서 어떻게 해야 할지, 어제는 예배 직전까지 설사가 멈추지 않아 열 번도 넘게 화장실을 들락거리다 설교를 어찌한다? 주 앞에 고할 때 예배 중에는 멀쩡하였던 일이나…. 이 모든 일들이 주가 나를 돌보시고 사랑하심을 알게 한다.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고전 15:58).”

 

나는 다만 이 시간을 우선하고, 오늘 오는 친구와의 만남을 우선하면서… 설교에 앞서 힘들던 일도 말씀 전하는 동안에는 멀쩡하여서, 모든 게 다 지나고 보면 무난하였다. 어제 오후께 기력이 없어 누워있자 아내는 날 보며 하루라도 편한 날이 없다며 쯧쯧, 하고 혀를 찼다. 여기가 아픈가 하면 저기가 아프고, 이 일이 어려운가 하면 저 일이 오고, 그러는 가운데서도 “그러나 너는 모든 일에 신중하여 고난을 받으며 전도자의 일을 하며 네 직무를 다하라(딤후 4:5).” 아직 내가 주 앞에 쓰임이 필요한가보다.

 

보험사 직원이 이 정도였으면 정말 위험했다며 경찰이 확보한 블랙박스를 보여주는데, 주가 오라 하시면 언제든 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하는 말이다. 그대로 굴렀으면 어찌 됐을까? 나는 가끔 눈을 떴을 때 하나님의 나라였으면, 하고 상상을 한다. 그런데 그 큰(?) 사고에 비해 멀쩡히 렌트카를 운전하고 이처럼 교회로 오게 하신 것을 보면, 하는 게 없는 것 같은 사람이나 아직은 주의 일에 쓰임이 있는가보다. 3, 40분 사고처리들을 하느라 분주할 때 나는 길가 의자에 앉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홍수 노아의 가족은 멀쩡하게 새 날을 맞이하는 것을 보면서… 물이 마르고, “노아가 그 아들들과 그의 아내와 그 며느리들과 함께 나왔고 땅 위의 동물 곧 모든 짐승과 모든 기는 것과 모든 새도 그 종류대로 방주에서 나왔더라(창 8:18-19).” 다시 주어진 저들의 날들을 생각한다. 이에,

 

“노아가 여호와께 제단을 쌓고 모든 정결한 짐승과 모든 정결한 새 중에서 제물을 취하여 번제로 제단에 드렸더니 여호와께서 그 향기를 받으시고 그 중심에 이르시되 내가 다시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사람의 마음이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이라 내가 전에 행한 것 같이 모든 생물을 다시 멸하지 아니하리니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20-22).”

 

우리 일상의 소소한 일들이 모두 주의 일이고 사명이다.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 하시는 말씀 앞에서 주의 뜻이 이루어져 성취되는 날까지,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36:1).

 

이 놀랍고도 간단하며 명료한 진리 앞에서 나는 안도한다. 이 모든 일에서,

 

홀로 큰 기이한 일들을

행하시는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4).

 

주가 함께 하신다는 것은,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마 11:29-30).”

 

이에,

 

내 영혼아 네 평안함으로 돌아갈지어다

여호와께서 너를 후대하심이로다

(116:7).

 

나 같은 자를 후대하심에 있어,

 

“하늘과 모든 하늘의 하늘과 땅과 그 위의 만물은 본래 네 하나님 여호와께 속한 것이로되(신 10:14).”

 

그리하여,

 

우리를 비천한 가운데에서도

기억해 주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하늘의 하나님께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23, 26).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