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글]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전봉석 2024. 10. 12. 01:38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내 모든 선한 것을 네 앞으로 지나가게 하고 여호와의 이름을 네 앞에 선포하리라 나는 은혜 베풀 자에게 은혜를 베풀고 긍휼히 여길 자에게 긍휼을 베푸느니라

출 33:19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시 62:5-6

 

 

하나님은 나로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다. 애굽은 내가 하나님 없이 살고자 하던 세계이고, 주를 멀리하며 주보다 더 사랑하던 모든 것이다. 그런 나의 하나님은,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출 20:2).” 이처럼 나를 구속하여 불렀나니, 나는 주의 것이다.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사 43:1).”

 

하여 내 안에 죄의 문제가 해결되고 난 뒤 나는 나의 지난날들을 주의 은혜로 살았던 것을 고백한다. 심지어는 악한 중에 있을 때도 하나님은 나를 보호하셨으니 “내가 땅의 모든 족속 가운데 너희만을 알았나니 그러므로 내가 너희 모든 죄악을 너희에게 보응하리라 하셨나니(암 3:2).” 이처럼 주 앞에 나아올 때면 내가 알고 지었든지 모르고 지었든지 내 안의 죄를 주께 고한다. 하여,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가 없으며 스스로 분발하여 주를 붙잡는 자가 없사오니 이는 주께서 우리에게 얼굴을 숨기시며 우리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소멸되게 하셨음이니이다(사 64:7).”

 

곧 나로 나의 죄 때문에 주 앞에 엎드리게 하는 것도 주의 은총이다. “그러므로 너희가 회개하고 돌이켜 너희 죄 없이 함을 받으라 이같이 하면 새롭게 되는 날이 주 앞으로부터 이를 것이요 또 주께서 너희를 위하여 예정하신 그리스도 곧 예수를 보내시리니 하나님이 영원 전부터 거룩한 선지자들의 입을 통하여 말씀하신 바 만물을 회복하실 때까지는 하늘이 마땅히 그를 받아 두리라(행 3:19-21).” 이에 오늘도 하나님의 나라에서 사는 것은 주가 날 위해 앞장 서신다.

 

“내가 사자를 너보다 앞서 보내어 가나안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헷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을 쫓아내고 너희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이르게 하려니와 나는 너희와 함께 올라가지 아니하리니 너희는 목이 곧은 백성인즉 내가 길에서 너희를 진멸할까 염려함이니라 하시니(출 33:2-3).”

 

곧 오늘도 나는 나의 연약함으로 주 앞에 서고,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롬 8:37).” 오늘도 주 앞에 순복할 때, “그런즉 너희는 하나님께 복종할지어다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 하나님을 가까이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가까이하시리라 죄인들아 손을 깨끗이 하라 두 마음을 품은 자들아 마음을 성결하게 하라(약 4:7-8).” 이와 같이 말씀으로 선다.

 

다들 이런저런 이유로 힘에 겨운 날들을 살지만 그런 가운데 나는 유난히 단순하고 무난하게 사는 것은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요일 5:4).” 그때마다 내가 하는 게 아니었음을 주가 이루시고 그 뜻을 따라 나를 붙드시고 인도하고 계셨던 것을. 하여 나는 나를 단장하고 살던 것으로부터 놓여난다. 오늘 본문 4절, “백성이 이 준엄한 말씀을 듣고 슬퍼하여 한 사람도 자기의 몸을 단장하지 아니하니” 그것으로 마음가짐을 바로 한다.

 

그러할 때,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네 발을 악에서 떠나게 하라(잠 4:27).”

 

죄가 항상 문 앞에 있음을 알고 두려워하여 이를 경계하는 것으로 주의 이름을 부를 때, “그러므로 너희는 죄가 너희 죽을 몸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여 몸의 사욕에 순종하지 말고 또한 너희 지체를 불의의 무기로 죄에게 내주지 말고 오직 너희 자신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난 자 같이 하나님께 드리며 너희 지체를 의의 무기로 하나님께 드리라(롬 6:12-13).” 이것으로 우리가 사람답게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주를 바라며 주의 긍휼하심으로 사는 일이었다.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고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살전 5:21-22).”

 

이 시각, 근처 어디 노래방에서 술에 취한 이들이 구성진 노래에 시름을 달래는지… 이로써 얻으려는 위로에 대하여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을 가까이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가까이하시리라 죄인들아 손을 깨끗이 하라 두 마음을 품은 자들아 마음을 성결하게 하라 슬퍼하며 애통하며 울지어다 너희 웃음을 애통으로, 너희 즐거움을 근심으로 바꿀지어다(약 4:8-9).” 그리하여 남은 생을 사는 동안 더는 하나님 외에 다른 위로로, 애굽에서 어떤 위안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내가 넘어지게 되었고

나의 근심이 항상 내 앞에 있사오니

내 죄악을 아뢰고

내 죄를 슬퍼함이니이다

(시 38:17-18).

 

생각해보면 어린 게 무얼 안다고, 또래들과 세례를 받을 때 그처럼 내가 죄인인 것을 몸부림치며 서러워했던 것 같다. 이를 놓고 주 앞에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어디 수련회를 가거나 철야를 할 때도 나의 평소 생활은 엉망이면서도 갑자기 터진 눈물만큼 내 안에 고여 드는 죄의식의 괴로움으로 그처럼 주의 이름을 부르며 하염없이 울기도 했었다. 그땐 그런 게 서로가 어색하지 않아서 누가 그렇게 울다 수돗가에서 세수를 하면 수건을 건네고 가만히 곁을 함께 하기도 했었다.

 

더 어릴 적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때마다 주의 이름을 부를 때가 신기하고 희한했다. 그러다 문득 그러는 내가 낯설어서 내 안의 무언가, 누가 날 위해 마음을 휘젓고 계신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와 같이 하나님을 가까이 할 때, 내가 죄인임을 몸부림친다. “맑은 물을 너희에게 뿌려서 너희로 정결하게 하되 곧 너희 모든 더러운 것에서와 모든 우상 숭배에서 너희를 정결하게 할 것이며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로 내 율례를 행하게 하리니 너희가 내 규례를 지켜 행할지라(겔 36:25-27).”

 

그러다 또 주를 멀리할 때면 ‘내가 뭐?’, ‘다 그렇지 뭘!’ 하는 마음으로 나의 죄 됨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때면 세상이 그처럼 가까웠다. “그런즉 사랑하는 자들아 이 약속을 가진 우리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가운데서 거룩함을 온전히 이루어 육과 영의 온갖 더러운 것에서 자신을 깨끗하게 하자(고후 7:1).” 이는 결국 “마음으로 우리를 영접하라 우리는 아무에게도 불의를 행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해롭게 하지 않고 아무에게서도 속여 빼앗은 일이 없노라(2).” 주 앞에 나 자신을 깨끗이 하는 일이란, 나의 죄 됨을 두고 날마다 아뢰고 고하는 일로,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잠 8:17).”

 

내가 주를 찾을 때는 어떤 필요에 의한 게 아니라, 오직 주님만으로 “너는 하나님의 집에 들어갈 때에 네 발을 삼갈지어다 가까이 하여 말씀을 듣는 것이 우매한 자들이 제물 드리는 것보다 나으니 그들은 악을 행하면서도 깨닫지 못함이니라(전 5:1).” 그러므로 이와 같이 주 앞에 먼저 앉히시고 말씀으로 나를 돌아보게 하시는 일이었으니,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하리라(요 12:25).” 이는 곧 “사람이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르라 나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자도 거기 있으리니 사람이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귀히 여기시리라(26).”

 

주를 섬기는 삶이란 점점 더 단순하고 투명해져서 세상이 아무리 복잡하고 어지럽다 해도 오직 기도와 말씀으로 묵묵히 주와 함께 하는 것일 테니, “사람이 자기의 친구와 이야기함 같이 여호와께서는 모세와 대면하여 말씀하시며 모세는 진으로 돌아오나 눈의 아들 젊은 수종자 여호수아는 회막을 떠나지 아니하니라(출 33:11).” 내가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과 같이 주께 아뢰고 또 고할 때,

 

내가 여호와를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귀를 기울이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도다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하게 하셨도다

(40:1-2).

 

요즘은 자주 혼자 걷다가 주님의 나라를 생각한다. 사람들과의 시간이 고요해지면서 주께 아뢰는 마음이 커진 것이어서, 빈말, 농담, 가벼운 이야기를 피하고 살 수 있는 지금의 시간이 평화롭다. 한참 사람과 사람 사이를 배회하듯 저들과 어울리려할 때 얼마나 많은 빈말로 하나마나한 농담 속에서 시시덕거리며 살아왔는지. 그것으로 친한 사이인 줄 알았는데 더는 말이 어려운 사이가 있다. 가벼운 안부조차 묻지를 못한다. 서로 오가는 말이 가벼운 줄 알았는데 실은 그게 나의 어깨를 짓누르는 인생을 힘에 겹게 하는 것이어서,

 

“네가 부를 때에는 나 여호와가 응답하겠고 네가 부르짖을 때에는 내가 여기 있다 하리라 만일 네가 너희 중에서 멍에와 손가락질과 허망한 말을 제하여 버리고 주린 자에게 네 심정이 동하며 괴로워하는 자의 심정을 만족하게 하면 네 빛이 흑암 중에서 떠올라 네 어둠이 낮과 같이 될 것이며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메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사 58:9-11).”

 

나는 수시로 주의 이름을 부르는 지금의 진 바깥 한적한 곳에 서있다. “하나님의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아니하였으며 사무엘은 하나님의 궤 있는 여호와의 전 안에 누웠더니 여호와께서 사무엘을 부르시는지라 그가 대답하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고(삼상 3:3-4).” 가만히 주가 나를 부르실 때 얼른 대답하고 주 앞에 설 수 있기를. “이르되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 크고 두려우신 하나님이여 주를 사랑하고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언약을 지키시며 긍휼을 베푸시는 주여 간구하나이다(느 1:5).”

 

내가 죄인인 것을 알면 알수록 주 앞에 간절하여서 “여자가 와서 예수께 절하며 이르되 주여 저를 도우소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 여자가 이르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하니(마 15:25-27).” 이와 같이 주 앞에 더욱 더 자신을 낮추고 아뢸 수 있는 자로 설 때에,

 

“그러나 하나님의 견고한 터는 섰으니 인침이 있어 일렀으되 주께서 자기 백성을 아신다 하며 또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마다 불의에서 떠날지어다 하였느니라(딤후 2:19).”

 

불의에서 떠난다는 것은 내가 주 외에 더 가까이 하며 위로로 삼았던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어서,

 

주의 진리로 나를 지도하시고 교훈하소서

주는 내 구원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종일 주를 기다리나이다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니

나를 가르쳐 주의 뜻을 행하게 하소서

주의 영은 선하시니

나를 공평한 땅에 인도하소서

(25:5, 143:10).

 

하여,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내 모든 선한 것을 네 앞으로 지나가게 하고 여호와의 이름을 네 앞에 선포하리라 나는 은혜 베풀 자에게 은혜를 베풀고 긍휼히 여길 자에게 긍휼을 베푸느니라(출 33:19).”

 

주의 은혜와 긍휼하심으로 나로 오늘 주 앞에 서게 하심을 알고,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크게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62:1-2).

 

아, 이를 알고 인정하면서 고백하고 주 앞에 무던할 수 있을 때,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5-6).

 

그리하여,

 

나의 구원과 영광이 하나님께 있음이여

내 힘의 반석과 피난처도 하나님께 있도다

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셀라)

(7-8).

 

살아온 날을 가만히 돌아보고, 남은 날을 주 앞에 두고 서서,

 

아, 슬프도다 사람은 입김이며

인생도 속임수이니 저울에 달면

그들은 입김보다 가벼우리로다

주여 인자함은 주께 속하오니

주께서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심이니이다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