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하는 내 명령을 너희가 만일 청종하고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섬기면 여호와께서 너희의 땅에 이른 비, 늦은 비를 적당한 때에 내리시리니 너희가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얻을 것이요 또 가축을 위하여 들에 풀이 나게 하시리니 네가 먹고 배부를 것이라
신 11:13-15
여호와께서 나를 위하여 보상해 주시리이다 여호와여 주의 인자하심이 영원하오니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을 버리지 마옵소서
시 138:8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증거가 있다. 사랑은 그 향기를 숨길 수가 없어서 사랑하는 사이에는 서로의 끌림과 홀림으로 증거가 된다. 오늘 말씀의 첫 구절에서 “그런즉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그가 주신 책무와 법도와 규례와 명령을 항상 지키라(신 11:1).” 주를 사랑함으로 먼저는 주신 책무가 무엇인지 그에 따른 법도와 규례가 어떠한지를 알고 이를 지킨다. 이로써,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 6:5).”
하신 말씀으로 이끌어간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한다는 것이 나의 전심(全心)을 다하는 것일 텐데,
첫째, 감사함으로 주의 일을 전한다.
내가 전심으로 여호와께 감사하오며
주의 모든 기이한 일들을 전하리이다
(시 9:1).
둘째, 찬송하며 주의 이름에 영광을 올린다.
주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전심으로 주를 찬송하고 영원토록
주의 이름에 영광을 돌리오리니
(86:12).
셋째, 서로 연합하여 하나님께 감사한다.
할렐루야,
내가 정직한 자들의 모임과
회중 가운데에서 전심으로
여호와께 감사하리로다
(111:1).
넷째, 나의 삶의 복의 증거를 가지고 산다.
여호와의 증거들을 지키고
전심으로 여호와를 구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119:2).
다섯째, 날마다 주를 찾으며 떠나지 않는다.
내가 전심으로 주를 찾았사오니
주의 계명에서 떠나지 말게 하소서
(10).
여섯째, 말씀을 깨닫고 준행한다.
나로 하여금 깨닫게 하여 주소서
내가 주의 법을 준행하며
전심으로 지키리이다
(34).
일곱째, 간구하고 은혜 가운데 거한다.
내가 전심으로 주께 간구하였사오니
주의 말씀대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58).
여덟째, 거짓된 세상에서 주의 법도로 대로 산다.
교만한 자들이 거짓을 지어
나를 치려 하였사오나 나는 전심으로
주의 법도들을 지키리이다
(69).
아홉째, 주께 부르짖음으로 주의 교훈을 응답 받는다.
여호와여 내가 전심으로
부르짖었사오니 내게 응답하소서
내가 주의 교훈들을 지키리이다
(145).
이에 우리가 주를 전심으로 사랑함이란 돌이켜 ‘지혜와 명철’을 살피고, 악하고 어리석은 것이 얼마나 미친 것인가를 알아간다. “내가 돌이켜 전심으로 지혜와 명철을 살피고 연구하여 악한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요 어리석은 것이 얼마나 미친 것인 줄을 알고자 하였더니(전 7:25).” 그러므로 주 앞에서 선을 행하며 살아간다. “이르되 여호와여 구하오니 내가 주 앞에서 진실과 전심으로 행하며 주의 목전에서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하고 히스기야가 심히 통곡하니(사 38:3).” 그러할 때 내 곁의, 아직 주를 알지 못하는 자들을 위하여 저들이 전심으로 주께로 돌아오게 하시려는 주의 뜻을 알고 이에 따른 책무를 다한다. “내가 여호와인 줄 아는 마음을 그들에게 주어서 그들이 전심으로 내게 돌아오게 하리니 그들은 내 백성이 되겠고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라(렘 24:7).”
한 생을 사는 동안 주신 생을 다하기까지 나는 무얼 하였는지? 어느 순간 주가 오라 하실 때 나는 어떤 걸음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묵상하게 하신다. 일련의 비행기 참사로 그 유가족들의 사연을 전해 듣다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하면서… 언제든지 다가올 우리의 가까운 현실을 두고 ‘나는 어떠한가?’ 하고 상상하게 된다. 저 마지막 몇 분에 나는 누구에게 무얼 구하고, 어떤 마음으로 그 상황을 맞이할까? 생각하면서 아련하였다. 그럴 때 말씀은 이르길,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너는 전심으로 주목하여 내가 네게 말하는 바 여호와의 성전의 모든 규례와 모든 율례를 귀로 듣고 또 성전의 입구와 성소의 출구를 전심으로 주목하고 ‘너는 반역하는 자 곧 이스라엘 족속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이스라엘 족속아 너희의 모든 가증한 일이 족하니라(겔 44:5-6).”
그동안 나의 삶 속에서 나의 가증함으로 족하다. 산다고 사는 동안 이루어가고자 했던 나의 추구와 노력과 그에 따른 즐거움이 무엇이었는지를 돌아볼 때, 그만하면 ‘너희의 모든 가증한 일이 족하니라.’ 하실 때 멈추어야 한다. 그러나 나의 속성을 내가 알듯이 족한 줄 알지 못하고 ‘다오 다오 하는 거머리의 두 딸들’이 내 안에는 여전하였다. “거머리에게는 두 딸이 있어 다오 다오 하느니라 족한 줄을 알지 못하여 족하다 하지 아니하는 것 서넛이 있나니(잠 30:15).”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우리가 족할 수 있는 것은 주를 향한 마음으로뿐이다. 그러므로 일러,
“시온의 딸아 노래할지어다 이스라엘아 기쁘게 부를지어다 예루살렘 딸아 전심으로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습 3:14).”
우리로 이런 상황에서 기뻐하라 하신다. 육신의 연약함으로 고통 중에 있을 때에, 하던 일이 안 되면서 빚을 지거나 점점 더 악화일로에 섰는데도, 수십 년 습관처럼 일하고 수고하였던 일상을 하루아침에 잃었는데도… 때로 성경은 우리에게 너무 하신다, 싶게 무리한 요구를 하시는 것 같다. 친구는 이를 두려워하여 악착같이 회사에 더 버티려고, 남해까지 몇몇을 태워 장례식장엘 다녀와야 했다며 투덜거렸다. 간 쓸개 다 빼고 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사회라는 정글 속에서 ‘전심으로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하시는 말씀은 잔인하게 들린다.
요즘은 틈만 나면 뉴스를 보면서 아, 이 지경의 상황에서 우리들로 기뻐하라 하심은 무리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내심 욱, 하는 심정으로 올라오기도 한다. 그래서도 말씀은 다시,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하는 내 명령을 너희가 만일 청종하고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섬기면” 하고 전제하신다(신 11:13). 무슨 조건을 다는 게 아니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내가 주를 사랑했던 날이 과연 있기는 했었나? 하고 되묻게 한다. 주의 말씀을 청종하고 사랑하기 위해 그러했던 날들이 과연 몇 날이나 될까?
사느라 살기 위해서 은근히 싫은 대도 자신이 손수 차를 몰고 두세 사람을 태우고 남해까지 상갓집을 다녀올 정도였고, 자신의 맡은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다소 퇴폐적이고 불법적인 자리에도 참석했고, 하루 평균 대부분의 시간을 돈벌이, 밥벌이를 위하여는 기를 쓰고 참고 살았으면서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고, 주를 바라는 마음으로의 시간에는 얼마나 인색하게 굴며 살았었는지를… 그러나 오늘 말씀은 덧붙여 이르시기를,
“(~하여 섬기면) 여호와께서 너희의 땅에 이른 비, 늦은 비를 적당한 때에 내리시리니 너희가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얻을 것이요 또 가축을 위하여 들에 풀이 나게 하시리니 네가 먹고 배부를 것이라(14-15).”
하는 결과론적인 사실을 일깨우신다. 다시 말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왜 살고 있는가? 오늘 날 이 대형 참사의 슬픔을 애도하며 자신에게 되물을 때이다. 일련의 내란 사태를 일으키고도 전혀 자신들의 잘못을 알지 못하는 이들을 상대로 논할 가치는 없겠으나, 우리 안에는 은연중에 자신을 두둔하여 ‘이만하면 됐지?’ 하는 심정으로 하나님 앞에서도 전심으로 주를 사랑할 수 없다. 하여, 때가 왔을 때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 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마 7:22).” 저마다 자기 억울함을 호소할 뿐이다.
그 날이 되면 하나님의 심판대 앞은 아수라장 같을 것이다. 적반하장으로 큰소리치며 자신들이 이룬 업적이나 열심을 두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가 수두룩할 것이다. 그저 안 믿는 자들은 저들이 믿었던 대로 그 앞에 설 것이나, 문제는 나름 주를 사랑하고 믿었다고 여기는 자들이 억울함으로 호소할 텐데, 일갈에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마 7:23).”
아, 나는 이 상황을 상상하면 두렵다. 행여 나는 주 앞에 아뢰며 나의 수고와 애씀을 항변하지 않겠나? 늘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고, 이미 열 번을 죽었어도 모자랐을 죄인임을 인정하면서도 은연중에 바라는 세상이 때로는 불만족스러운 것이다. 주의 일을 하는 데 있어 건강을 주지 않으시는 하나님께도 불만이 생기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지배하는 불안과 염려가 때론 짜증스럽기도 하다. 점점 더 약하지는 육신으로는 억울한 마음까지도 들고… 그런 가운데 나는 그럼 얼마나 주의 전심으로 주를 사랑하였는가를 생각할 때, 아 그리하여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섬기면”
하시는 말씀이 조건이 아니라 필연적인 경로인 것을 알게 된다. 이 길을 따라 갔던 바울은 고백하기를,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빌 4:12).” 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감사한다. 감사하면서도 탄식한다.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롬 7:22-24).”
곧 나의 나 된 것으로는 나에 대한 대책이 없다. 하여 나는 나를 생각하지 않기, 내가 바라고 구하는 것에 대하여 흘려버리기, 그런 가운데 기를 쓰고 죽기 살기로 나는 이 시간을 지킨다. 독감이 지나가고 나는 당분간 교회에서 자는 것을 멈추고 평소처럼 새벽 시간을 지키기로 마음먹었다. 새벽 이 제단을 지키기 위해 나는 저녁 시간을 포기한다. 가정예배까지 끝나고 나면 저녁 8시쯤 되는데, 나는 9시 전에 잠들려고 ‘일체의’ 다른 데 관심을 거두려 한다.
이 작고 보잘것없는 일이나 나는 나의 사소함으로 주의 긍휼하심을 구한다. 친구가 묻길 눈이 더 나빠져 시력을 잃기 전에 회사를 그만둔다 한들 내가 무얼 할 수 있겠나? 그런 그에게 나와 함께 성경을 묵상하고 글쓰기를 배우자. 글쓰기의 유익함은 나의 이상을 성찰하게 하고 주의 뜻을 더욱 깊이 밝혀 오래 머물며 보게 한다. 그러면서 뭘 할까? 뭘 먹고 살까? 이제 뭘 해야 하나? 하는 물음을 주께 물으며 기다리자! 내가 아는 하나님은 우리보다 3일 길을 앞서 광야 저편의 길을 예비하신다. 나는 오늘, 무얼 하며 남은 생을 살아야 하나? 답이 없기는 마찬가진데… 그 답은 이미 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실 것이요 우리가 그에게 가서 거처를 그와 함께 하리라(요 14:23).”
다만 오늘도 말씀으로 지켜 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며, 내 곁의 한 영혼을 위해 기도하며, 일련의 여러 사태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두고 주께 아뢰며, 이 작은 교회나 주의 이름을 나타내기를 바라며… 하루씩 오늘도 이 하루 동안의 일로 감사히 여기며 주를 바랄 때, 새로 더하신 올 한 해도…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돌보아 주시는 땅이라 연초부터 연말까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느니라(신 11:12).”
그럼 그게 어떠하든지 주의 사랑 안에서, “너희의 땅에 이른 비, 늦은 비를 적당한 때에 내리시리니” 주가 하신다. “너희가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얻을 것이요 또 가축을 위하여 들에 풀이 나게 하시리니 네가 먹고 배부를 것이라(14-15).” 그러므로 이를 붙들고 설 때, “너희는 스스로 삼가라 두렵건대 마음에 미혹하여 돌이켜 다른 신들을 섬기며 그것에게 절하므로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진노하사 하늘을 닫아 비를 내리지 아니하여 땅이 소산을 내지 않게 하시므로 너희가 여호와께서 주신 아름다운 땅에서 속히 멸망할까 하노라(16-17).”
너무 혼탁하고 무절제한 세상에서 고요히 또한 단순하게, “너희는 나의 이 말을 너희의 마음과 뜻에 두고 또 그것을 너희의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고 너희 미간에 붙여 표를 삼으며 또 그것을 너희의 자녀에게 가르치며 집에 앉아 있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하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하라(18-19).”
이에 기록하라,
내가 전심으로 주께 감사하며
신들 앞에서 주께 찬송하리이다
내가 주의 성전을 향하여 예배하며
주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으로 말미암아
주의 이름에 감사하오리니
이는 주께서 주의 말씀을
주의 모든 이름보다 높게 하셨음이라
(138:1-2).
그리하여
내가 간구하는 날에 주께서 응답하시고
내 영혼에 힘을 주어 나를 강하게 하셨나이다
(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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