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글]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전봉석 2022. 8. 29. 05:02

 

그들은 하나님의 성전을 맡은 직분이 있으므로 성전 주위에서 밤을 지내며 아침마다 문을 여는 책임이 그들에게 있었더라

대상 9:27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

시 62:1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하여 돌아온 자들의 가문과 그 명단이다. 유다와 베냐민 지파, 예루살렘에 귀환한 제사장 가문, 레위인과 찬양단의 명단, 성전 맡은 자로 문지기와 대표자들의 명단, 그리고 성전 맡은 자들의 주요 임무를 회고 하고 있다. 저들은 예루살렘 재건을 앞장섰던 예루살렘 제사장과 레위인 대표자와 그 가문이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것은 그 일이 하찮은 것이라 해도 복된 자리이다.

 

“은사는 여러 가지나 성령은 같고 직분은 여러 가지나 주는 같으며 또 사역은 여러 가지나 모든 것을 모든 사람 가운데서 이루시는 하나님은 같으니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고전 12:4-7).”

 

성령을 구해야 한다.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를 연단하려고 오는 불 시험을 이상한 일 당하는 것 같이 이상히 여기지 말고, 오히려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 이는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너희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려 함이라(벧전 4:12-13).” 곧 우리가 당하는 어떤 어려움이 주의 일을 감당하는 데 있어 그 사명을 더한다. 성령과 함께라면 어떤 고통이나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너희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치욕을 당하면 복 있는 자로다 영광의 영 곧 하나님의 영이 너희 위에 계심이라(14).” 나는 자주 주가 함께 하실 것을 구한다.

 

그는 진리의 영이시다. “그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그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그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그를 아나니 그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요 14:17).” 우리 마음에 무엇이 우선인지, 어떤 일이 먼저인지 알게 하신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이를 기도하셨고 함께 하셨다.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너희에게 보낼 보혜사 곧 아버지께로부터 나오시는 진리의 성령이 오실 때에 그가 나를 증언하실 것이요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 증언하느니라(15:16-17).” 수많은 곁길에서 우리로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주가 인도하신다.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그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 오직 들은 것을 말하며 장래 일을 너희에게 알리시리라(16:13).”

 

때론 무엇이 옳은지, 이 길이 맞는지,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진리의 영이 나로 알게 하신다. “그가 내 영광을 나타내리니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리시겠음이라(14).” 수시로 드는 회의와 갈등, 난처함과 망설임 가운데서 우린 주의 길을 간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이 워낙에 정교하고 유혹적이다. 참 좋아보이는 세상에서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이시라

여호와께서 은혜와 영화를 주시며

정직하게 행하는 자에게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실 것임이니이다

(84:10-11).

 

오늘 역대상에 수록된 이름과 저들 직분에 관하여는 그 맡은 자의 구할 것이 충성이라는 말씀이 깊이 울린다.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고전 4:2).” 이는 진리의 영이 우리로 이를 알게 하신다. 곧 예수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었다.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 28:20).” 그러므로 오늘도 주님은 오히려 우릴 찾고 기다리신다. “볼지어다 내가 네 앞에 열린 문을 두었으되 능히 닫을 사람이 없으리라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작은 능력을 가지고서도 내 말을 지키며 내 이름을 배반하지 아니하였도다(계 3:8).”

 

하나님은 질서의 하나님이시다. 성령이 우리 안에 거하신다는 것은 우리로 주를 향한 마음, 그 사랑을 더욱 뜨겁게 한다. “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하며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고 육체를 신뢰하지 아니하는 우리가 곧 할례파라(빌 3:3).” 그 맡은 바 직분이 어떠하든지 그 자리가 무엇이든지 “눈이 손더러 내가 너를 쓸 데가 없다 하거나 또한 머리가 발더러 내가 너를 쓸 데가 없다 하지 못하리라(고전 12:21).” 이는 곧 서로가 하나이다. 교회 안에서는 모두 어떤 지체이든지 상관없는 것이 없다. 누가 내 안에 들어온다는 것, 저를 생각하고 위하고 함께 하는 것이 맡은 자의 충성이었다.

 

이래저래 마음을 안 쓴다고 안 써도 마음이 쓰여서 그런지, 몸이 좀 아팠다. 오후 내내 기력이 없어 잠만 잤던 것 같다. 몸이 아픈 일은 단순하여서 아프면 앓고, 앓으면 주의 이름을 부르게 된다. “하나님은 무질서의 하나님이 아니시요 오직 화평의 하나님이시니라 모든 성도가 교회에서 함과 같이(고전 14:33).” 팔과 다리가 눈과 귀가 서로의 일에 충실하면 된다. 곧 바울은 더하여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너희 각 사람에게 말하노니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롬 12:3).” 나는 자주 이 말씀을 떠올리며 내 안에 이는 어떤 조바심, 누구와 견주어 상대적으로 느끼는 감정을 다스린다.

 

하나님은 현재 내게 가장 적합한 일로 직분을 맡기시고 또한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새 힘도 주신다. 곧 육신의 질병에 있어서도 앞서 염려할 게 없다. 나는 종종 누구처럼 못하는 것에 마음이 쓰인다. 하지만 막상 그런 자리에 처하면 주의 영이 또한 감당할 수 있는 힘도 더하시는 것이다. 그 어떤 수치와 의욕상실과 낙심 가운데서도 주를 생각하게 하신다. 이는 우리로 얻게 될 영광을 잊지 않게 하려 하심이다.

 

그것은 “너희가 거듭난 것은 썩어질 씨로 된 것이 아니요 썩지 아니할 씨로 된 것이니 살아 있고 항상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되었느니라(벧전 1:23).” 그래서 내 안에 드는 의심이나 의문도 극복할 수 있는 확신을 주신다.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 성령이 친히 우리의 영과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언하시나니(롬 8:15-16).” 이를 하나님은 각 직분에 따라 그 사명을 다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보답하신다. 그러므로 오늘 시편은 내 안의 염려와 불안, 초조와 긴장을 아시고 맞춤하니 오늘 이처럼 찾아오셨다.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

(62:1).

 

어떤 위기의 순간에 또는 불안과 염려가 엄습하여 나를 짓누를 때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크게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2).

 

이와 같은 찬송이 또는 기다림이 가능하게 하심은 내 안의 주의 영이 함께 하시는 증거이겠다.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출 14:13).” 가만히 서서, 내가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과 어떤 당위적인 일에 시달리지 말고,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

때문에 불평하지 말지어다

(37:7).

 

어쩌면 나는 내 안에 이는 어떤 안쓰러움이 불편하고 답답하여 어떻게든 대응하고 무슨 조치라도 취해야 하지 않을까? 하며 저들을 상대하려 모색한다. 그러는 동안 마음의 어려움은 그치지 않아 며칠째 요동치는 불안으로 가슴이 답답하게 짓눌리기만 한다. 그런 내게 성경은 일러 “주 여호와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가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가 돌이켜 조용히 있어야 구원을 얻을 것이요 잠잠하고 신뢰하여야 힘을 얻을 것이거늘(사 30:15).”

 

가만히 그저 가만히 주를 바라는 일이 어떤 주장이나 노력으로 내가 어찌 하려는 애씀보다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성경은 “사람이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림이 좋도다(애 3:26).” 하나님이 나타나시고 살아계심을 보여야 할 때이다. 주는 엄히 강조하셨다. “나 곧 나는 여호와라 나 외에 구원자가 없느니라(사 43:11).” 그러므로 “나는 처음이요 나는 마지막이라 나 외에 다른 신이 없느니라(44:6).” 주는 이를 알게 하시고 끝까지 붙들 수 있게 하시려고 주의 영을 우리 안에 두신다. “나는 네 하나님 여호와라 나 밖에 네가 다른 신을 알지 말 것이라 나 외에는 구원자가 없느니라(호 13:4).”

 

넘어지는 담과 흔들리는 울타리 같이

사람을 죽이려고 너희가 일제히 공격하기를

언제까지 하려느냐

(3).

 

내 안에 이는 여러 가지 방법, 강구책을 두고 이르시는 말씀이다. 같이 맞서 상대할 것인가? 그러기 위해 내가 일어나 공격하려 하는 것인지. 그러한 깊은 속성을 없애기 위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신 8:2).” 곧 오늘의 이와 같은 시험 당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말라는 베드로 사도의 증거는 그러므로 새 힘을 보장한다.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하였으니 너희에게 전한 복음이 곧 이 말씀이니라(벧전 1:24-25).”

 

하여 “그러므로 너희가 이제 여러 가지 시험으로 말미암아 잠깐 근심하게 되지 않을 수 없으나 오히려 크게 기뻐하는도다(6).” 어떻게 고통 중에 오히려 기뻐할 수 있겠나? 이는 “너희 믿음의 확실함은 불로 연단하여도 없어질 금보다 더 귀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할 것이니라(7).”

 

그들이 그를 그의 높은 자리에서

떨어뜨리기만 꾀하고 거짓을 즐겨 하니

입으로는 축복이요 속으로는 저주로다 (셀라)

(4).

 

그렇다 해도,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5-6).

 

이는 참으로 놀라운 신앙의 경지로 내가 도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내 힘으로도 의지로도 감당할 수 없음을 고백할 때, “모든 은혜의 하나님 곧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부르사 자기의 영원한 영광에 들어가게 하신 이가 잠깐 고난을 당한 너희를 친히 온전하게 하시며 굳건하게 하시며 강하게 하시며 터를 견고하게 하시리라 권능이 세세무궁하도록 그에게 있을지어다 아멘(벧전 5:10-11).” 일찍이 저는 자신의 불안과 염려로 예수를 세 번씩이나 부인하고 맹세하며 저주하면서까지 저를 모른다 하고 그 자리를 회피하였다. 이내 물고기 잡으러 옛 생활로 돌아가기까지 우리의 무력함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그럴 때에

 

나의 구원과 영광이 하나님께 있음이여

내 힘의 반석과 피난처도 하나님께 있도다

(7).

 

이와 같은 확신을 더욱 단단하게 하시는 이가 성령이시다. 내 안의 주의 영이 나의 지금 상황이 어떠하든지, 우리가 무슨 일로 씨름하고 고초를 겪고 있든지, “너희는 인생을 의지하지 말라 그의 호흡은 코에 있나니 셈할 가치가 어디 있느냐(사 2:22).” 곧 이 고통이 실은 견디기 어려울지라도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사형 선고를 받은 줄 알았으니 이는 우리로 자기를 의지하지 말고 오직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심이라(고후 1:9).”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고통이 우리로 주를 더욱 바라게 하신다. 그러므로

 

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셀라)

(8).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심은 내가 누굴 붙들고 의지하고 어떤 자구책을 마련하여 승리할 수 있겠나?

 

아, 슬프도다 사람은 입김이며

인생도 속임수이니 저울에 달면

그들은 입김보다 가벼우리로다

(9).

 

한없는 인생의 가벼움 앞에서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 곧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상속자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니라(롬 8:17).” 곧 오늘의 이런저런 어려움이 우리로 주를 더욱 바라게 하고, 비로소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게 한다. 하면

 

포악을 의지하지 말며

탈취한 것으로 허망하여지지 말며

재물이 늘어도 거기에

마음을 두지 말지어다

하나님이 한두 번 하신 말씀을

내가 들었나니

권능은 하나님께 속하였다 하셨도다

(10-11).

 

성경은 내내 이를 증거하고 계시고 우린 이를 묵상하고 또 상고함으로 주의 뜻을 알 때, “네가 이 세대에서 부한 자들을 명하여 마음을 높이지 말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두며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딤전 6:17-18).” 오히려 우리는 선으로 악을 갚을 수 있는 구력을 가졌다. 우리 안에 주의 영이 하시는 일이다. 나는 무엇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오늘 너희에게 증언한 모든 말을 너희의 마음에 두고 너희의 자녀에게 명령하여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게 하라(신 32:46).” 오직 말씀으로,

 

주여 인자함은 주께 속하오니

주께서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심이니이다

(12).

 

하여,

 

내가 주께 범죄하지 아니하려 하여

주의 말씀을 내 마음에 두었나이다

(119:11).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