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 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 이는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임이니라
이사야 11:9
나의 괴로운 날에 주의 얼굴을 내게서 숨기지 마소서 주의 귀를 내게 기울이사 내가 부르짖는 날에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
시편 102:2
이새의 혈통으로 메시아가 나실 것과 우리가 괴로운 날에 주를 향해 간구하는 소리가 어우러진다. 오늘 시편의 표제는 ‘고난 당한 자가 마음이 상하여 그의 근심을 여호와 앞에 토로하는 기도’이다. 이에 맞춘 듯 오늘 이사야서의 내용은 메시아에 대한 예언의 기록이다. 우리의 영원한 소망, 그리스도의 나라에서 “그 날에 이새의 뿌리에서 한 싹이 나서 만민의 기치로 설 것이요 열방이 그에게로 돌아오리니 그가 거한 곳이 영화로우리라(사 11:10).” 이에 따른 우리의 외침은 “내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 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 이는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임이니라(9).” 하는 찬양이다. 곧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나 우리를 양육하시되 경건하지 않은 것과 이 세상 정욕을 다 버리고 신중함과 의로움과 경건함으로 이 세상에 살고 복스러운 소망과 우리의 크신 하나님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심을 기다리게 하셨으니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딛 2:11-14).”
우리가 오늘을 사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8).” 하여 우리로 주를 바라며 기다리게 하신 것인데,
하늘에 계시는 주여
내가 눈을 들어 주께 향하나이다
상전의 손을 바라보는
종들의 눈 같이,
여주인의 손을 바라보는
여종의 눈 같이
우리의 눈이 여호와
우리 하나님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기다리나이다
(123:1-2).
그러므로 우리의 섬김은 주를 바라는 것으로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7-8).” 이에 오늘 우리의 날들이 허무하여,
내 날이 기울어지는 그림자 같고
내가 풀의 시들어짐 같으니이다
여호와여 주는 영원히 계시고
주에 대한 기억은 대대에 이르리이다
(102:11-12).
하는 시인의 간구와 함께 무릎을 꿇는다.
낮에 무얼 잘못 드셨는지, 장모는 오후 늦게부터 토하기 시작하여 기진하였다. 어지러움을 호소하여 119에 실려 응급실로 갔다. 아내는 종종걸음으로 그 뒤를 따랐고 나는 주의 은혜를 바라였다. 어차피 보호자는 응급실로 들어갈 수 없어 밖에 대기해야 했고, 서둘러 뒤따라 가려던 내게도 그냥 있으라고 연락이 왔다. 나는 요즘 한 생의 끝에서 사투를 벌이는 한 노인의 삶을 배우고 있는 것 같다. 그러할 때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에 기약대로 그리스도께서 경건하지 않은 자를 위하여 죽으셨도다(롬 5:5-6).”
그 와중에도 나는 설거지를 하고 자리에 눕기 무섭게 깊은 잠이 들었다.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고 의뢰하는 자에게는 평안이 깃든다. 이는 안전함이고 무엇으로도 얻을 수 없는 안정감이 우리를 두른다. 마치,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시온 산이 흔들리지 아니하고
영원히 있음 같도다
산들이 예루살렘을 두름과 같이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두르시리로다
(125:1-2).
어제 설교원고를 거의 탈고하면서 이 두 구절의 시편에서 오래 머물렀다. 시온 산이 요동하지 않는 것처럼, 산들이 예루살렘을 두름과 같이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우리를 지금부터 영원까지 두르신다. 마치 아버지가 아이를 품에 안은 것처럼 감싸 안으신다. 더욱이 우리 생의 늙음은 더는 어쩔 수 없는 것에 순응하도록 한다. 장모는 누워있고 우리는 그의 곁에서 원래대로 가정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119를 불렀고 응급차는 5분도 안 돼 당도하였다. 일련의 모든 상황들이 나를 앉히고 가르치는 것 같다. 우리의 나이 듦은 순응을 배우게 한다.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요 14:26).”
성령으로 산다는 것은 “그가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즐거움을 삼을 것이며 그의 눈에 보이는 대로 심판하지 아니하며 그의 귀에 들리는 대로 판단하지 아니하며 공의로 가난한 자를 심판하며 정직으로 세상의 겸손한 자를 판단할 것이며 그의 입의 막대기로 세상을 치며 그의 입술의 기운으로 악인을 죽일 것이며 공의로 그의 허리띠를 삼으며 성실로 그의 몸의 띠를 삼으리라(사 11:3-5).” 오늘 본문은 우리로 이를 닮게 한다.
너희 의인들아
여호와를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마음이 정직한 너희들아
다 즐거이 외칠지어다
(32:11).
고로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고, 근심과 염려가 바뀌어 찬송이 되게 하심으로, 곧 우리의 날들은 “…대적에게서 벗어나서 평안함을 얻어,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고 애통이 변하여 길한 날이 되었으니 … 즐기며 서로 예물을 주며 가난한 자를 구제하라(에 9:22).” 거기에 오늘 이사야의 말씀을 더하면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 아이에게 끌리며 암소와 곰이 함께 먹으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엎드리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 뗀 어린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11:6-8).” 이 놀라운 꿈의 날이 현실이었다.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를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시리로다…(합 3:18-19).” 그리하여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우리는 두려워하거나 염려와 근심으로 요동하지 않는다. 고로 나는 어떠할지 자신할 수 없으나 분명한 사실 하나는 그때에도 말씀이 나를 주장하심으로 “재판은 하나님께 속한 것인즉 너희는 재판할 때에 외모를 보지 말고 귀천을 차별 없이 듣고 사람의 낯을 두려워하지 말 것이며 스스로 결단하기 어려운 일이 있거든 내게로 돌리라 내가 들으리라 하였고(신 1:17).” 곧 죽음이 목전에 당도하였다 해도 바로 그 너머에 있을 영원한 안식을 사모한다.
“외모로 보시지 않고 각 사람의 행위대로 심판하시는 이를 너희가 아버지라 부른즉 너희가 나그네로 있을 때를 두려움으로 지내라(벧전 1:17).” 이 두려움은 세상이 주는 근심과 염려가 아니다. 주를 경외함으로 자신을 근신하며 온전히 주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인생 곧 ‘나그네로 있을 때’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곧 모두 해소되어 “내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 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 이는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임이니라(사 11:9).”
우리가 바라는 나라, 이 실현의 날에 우린 비로소 참 평강과 희락을 알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 이로써 그리스도를 섬기는 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사람에게도 칭찬을 받느니라(롬 14:17-18).” 오늘 살면서 사는 동안에 우리가 이루어가는 나라에서는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계 21:4).” 이제 거의 다 왔다. 나는 가끔 늙으신 장모를 곁에서 보며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한다. 참 모질고 험난하였던 세월이라, 주를 사모하며 누릴 그 영광이 더욱 크고 놀라운 것을….
“자기 두루마기를 빠는 자들은 복이 있으니 이는 그들이 생명나무에 나아가며 문들을 통하여 성에 들어갈 권세를 받으려 함이로다(계 22:14).”
주신 바 나의 한 생을 날마다 그만큼씩 마감하면서 만유의 주, 우리 하나님이 친히 세우신 기치 아래에서, “그 날에 이새의 뿌리에서 한 싹이 나서 만민의 기치로 설 것이요 열방이 그에게로 돌아오리니 그가 거한 곳이 영화로우리라(사 11:10).” 곧 우리의 구주 그리스도 예수의 이름을 덧입음으로 우리는 그 문으로 들어간다. “내가 문이니 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들어가면 구원을 받고 또는 들어가며 나오며 꼴을 얻으리라(요 10:9).” 이는 하나님의 본래 영원한 계획이시다. “내가 나를 위하여 그를 이 땅에 심고 긍휼히 여김을 받지 못하였던 자를 긍휼히 여기며 내 백성 아니었던 자에게 향하여 이르기를 너는 내 백성이라 하리니 그들은 이르기를 주는 내 하나님이시라 하리라 하시니라(호 2:23).” 그로 인하여 나로 긍휼히 여김을 받게 하시려고, 나로 주의 백성을 삼으신 주는 내 하나님이시라!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해 뜨는 곳에서부터 해 지는 곳까지의 이방 민족 중에서 내 이름이 크게 될 것이라 각처에서 내 이름을 위하여 분향하며 깨끗한 제물을 드리리니 이는 내 이름이 이방 민족 중에서 크게 될 것임이니라(말 1:11).”
이는,
“내가 그 때에 너희를 이끌고 그 때에 너희를 모을지라 내가 너희 목전에서 너희의 사로잡힘을 돌이킬 때에 너희에게 천하 만민 가운데서 명성과 칭찬을 얻게 하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습 3:20).”
이로써,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은 내게 주신 자 중에 내가 하나도 잃어버리지 아니하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이것이니라 내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보고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는 이것이니 마지막 날에 내가 이를 다시 살리리라 하시니라(요 6:39-40).”
이 놀라운 은혜, 우리로 늙음을 기뻐하며 슬픔과 근심으로 주의 이름을 부르며 소망을 갖게 하심이었으니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 5:3-4).” 이와 같은 원리를 안다는 게 힘이다.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때에,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시고
나의 부르짖음을 주께 상달하게 하소서
(102:1).
생의 극한 어려움을 호소할 수 있는,
나의 괴로운 날에
주의 얼굴을 내게서 숨기지 마소서
주의 귀를 내게 기울이사
내가 부르짖는 날에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
(2).
하고 우린 주께 고한다. 그럴 수 있고 그래도 되고 이를 주가 더욱 바라신다는 사실 앞에 성경의 놀라운 비밀은 주의 긍휼하심이었다. “내가 그들과 함께 있을 때에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보전하고 지키었나이다 그 중의 하나도 멸망하지 않고 다만 멸망의 자식뿐이오니 이는 성경을 응하게 함이니이다(요 17:12).” 이에,
내 날이 기울어지는 그림자 같고
내가 풀의 시들어짐 같으니이다
여호와여 주는 영원히 계시고
주에 대한 기억은 대대에 이르리이다
(11-12).
우린 주께 아뢰면서 또한 의뢰한다. 비록,
내 날이 연기 같이 소멸하며
내 뼈가 숯 같이 탔음이니이다
(3).
생의 한 날이 고통 중에 사그라지는 것 같으나 “오직 너희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 이는 내가 너희에게 가 보나 떠나 있으나 너희가 한마음으로 서서 한 뜻으로 복음의 신앙을 위하여 협력하는 것과 무슨 일에든지 대적하는 자들 때문에 두려워하지 아니하는 이 일을 듣고자 함이라 이것이 그들에게는 멸망의 증거요 너희에게는 구원의 증거니 이는 하나님께로부터 난 것이라(빌 1:27-28).” 곧 오늘의 모든 것이 나의 구원의 증거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빌 2:2-4).” 주신 한 날이 아름다운 이유다.
여호와여 주는 영원히 계시고
주에 대한 기억은 대대에 이르리이다
주께서 일어나사 시온을 긍휼히 여기시리니
지금은 그에게 은혜를 베푸실 때라
정한 기한이 다가옴이니이다
(12-13).
고로,
주의 종들의 자손은
항상 안전히 거주하고 그의 후손은
주 앞에 굳게 서리이다 하였도다
(2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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