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128 주일
전도서 10장
우매한 자의 길
전 10:1 죽은 파리들이 향기름을 악취가 나게 만드는 것 같이 적은 우매가 지혜와 존귀를 난처하게 만드느니라
전 10:2 지혜자의 마음은 오른쪽에 있고 우매자의 마음은 왼쪽에 있느니라
전 10:3 우매한 자는 길을 갈 때에도 지혜가 부족하여 각 사람에게 자기가 우매함을 말하느니라
들어가는 말
우리는 짐승과 같이 흙으로 지음 받았다(창 1:24-26). 그러나 우리가 짐승이 아닌 것은 ‘하나님의 생기’가 우리 안에 있어 ‘생령’으로 있을 때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2:7).” 그런 우리가 생령을 잃으면, “용이 짐승에게 권세를 주므로 용에게 경배하며 짐승에게 경배하여 이르되 누가 이 짐승과 같으냐 누가 능히 이와 더불어 싸우리요 하더라(계 13:4).” 이는 오늘 날 우리의 문화와 전통과 그 사상이 모두 그러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짐승이 입을 벌려 하나님을 향하여 비방하되 그의 이름과 그의 장막 곧 하늘에 사는 자들을 비방하더라(6).”
고작 몇 백 년 전만 해도 우리 사회는 계급사회였다. 양반과 상놈과 노비와 백정 등으로 나뉘어, 사람이 사람을 짐승보다 못하게 취급하였다. 여자는 남자와 겸상할 수 없고 숫자에도 들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세례요한 이후 천국은 확산되어’ “세례 요한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마 11:12).” 이는 선민 이스라엘로 국한되었던 복음의 진리가 서양을 중심으로 세계 만국으로 퍼져나가 우리나라에도 복음은 전파되었다. 사람을 사람답게 존중하고, 하나님의 모양과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인 것을 알게 되었다.
고작 몇 백 년 전만 해도 노예제도는 존속하였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서열문화는 존재한다. 힘의 논리는 정글과 같고 있는 자가 없는 자를 지배한다. 그런 가운데 우리는 우리 안에 하나님의 영을 모시고 살지만 “죽임을 당한 어린 양의 생명책에 창세 이후로 이름이 기록되지 못하고 이 땅에 사는 자들은 다 그 짐승에게 경배하리라(계 13:8).” 우리는 오늘도 우매와 지혜 사이를 위태롭게 오가며 짐승과 사람의 경계를 넘나든다.
본문이해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이에 따른 우매함의 진실을 마주할 수 있다. ‘우매(愚昧)하다’는 것은 ‘어리석고 사리가 어둡다’는 뜻이다. 어리석을 우(愚)’자에 ‘어두울 매(昧)’를 써서 우매함은 단순히 아둔하고 모자란 성품이 아니다. 그 자체로 검은 거승마(馬) 같이, 짐승처럼 갈구하며 자신의 우매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지혜로운 줄 안다. 스스로 이를 알지 못할 뿐이다.
즉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는 상태로 우리가 위태로운 것은 “여호와 하나님이 ‘그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셨기 때문이다(창 1:2, 2:7). 그러므로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실 때 우리 영혼은 평온하다. 곧 ‘생기를 우리 코에 불어넣으시니’ 비로소 “사람이 생령이” 된 것이다. 보면 우린 모두 그와 같은 속성으로 잔인하다 후회하고, 추하고 더럽다가 실망한다. 우리 문화-게임이나 영화, 모든 종합예술은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우리의 속성을 탐구한다.
예수님은 일찍이 경고하실 때,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는 악하니 어떻게 선한 말을 할 수 있느냐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마 12:34).” 하시면서 “선한 사람은 그 쌓은 선에서 선한 것을 내고 악한 사람은 그 쌓은 악에서 악한 것을 내느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 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으리니 네 말로 의롭다 함을 받고 네 말로 정죄함을 받으리라(35-37).” 하여 오늘 본문은 우매자와 지혜자의 위치가 엄연히 다른 것을 확인시킨다. 죄는 결코 애매하지 않다! 오늘 우리는 이를 다섯 단락으로 나누어 살펴보겠다.
첫째 단락(1-4)은 ‘우매자의 마음’, 두 번째 단락(5-7)은 ‘우매자의 지위’, 세 번째 단락(8-11)은 ‘자신을 잃게 하는 우매함’, 네 번째 단락(12-15)은 ‘우매자의 입술’, 다섯 번째 단락(16-20)은 ‘지혜자의 성실과 신중함’을 알게 한다.
1. 우매자의 마음
“죽은 파리들이 향기름을 악취가 나게 만드는 것 같이 적은 우매가 지혜와 존귀를 난처하게 만드느니라(전 10:1).”
이는 앞서 나눈 말씀에서도 “지혜가 무기보다 나으니라 그러나 죄인 한 사람이 많은 선을 무너지게 하느니라(전 9:18).” 곧 모든 죄는 선을 무너뜨린다. 작은 실수가 우리의 전인격을 망가뜨리는 습관이 되고, 인격이 되고, 결국은 운명을 바꾼다. ‘죽은 파리’ 때문에 귀한 향기름에 악취가 나듯이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중의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마 5:19).”
신앙을 가지고 산다면서 어떤 죄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은 “적은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지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전 5:6).” 곧 삽시간에 발효시켜 모든 것을 삭힌다. 그러니 말씀은 우리에게 ‘너는 어느 쪽이냐?’ 하고 묻는다. “지혜자의 마음은 오른쪽에 있고 우매자의 마음은 왼쪽에 있느니라(전 10:2).” 우리 마음은 안다. 양심은 안다. 죄는 애매하지 않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일부러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마 7:13-14).”
그러나 “우매한 자는 길을 갈 때에도 지혜가 부족하여 각 사람에게 자기가 우매함을 말하느니라(전 10:3).” 스스로 자신은 ‘아니라, 옳다’ 하며 자부한다. 정작 옳은 것은 옳다 하지 않아도 옳다. 하여 “주권자가 네게 분을 일으키거든 너는 네 자리를 떠나지 말라 공손함이 큰 허물을 용서 받게 하느니라(4).” 두려워할 줄 아는 게 지혜다. 하나님 앞에서 인정하고 죄를 고할 때 가망이 있다. 하나님은 신호하시고, 환난으로 깨닫게 하신다.
2. 우매한 자의 지위
“내가 해 아래에서 한 가지 재난을 보았노니 곧 주권자에게서 나오는 허물이라(5).”
문제는 저가 우매자인지 지혜자인지, 사람들은 실제 관심이 없다. 보수는 자신들의 것을 지키려할 뿐, 진보는 상대적으로 갖지 못한 것을 취하려 할 뿐, 선거철만 되면 우매한 민중은 온갖 공약에 휘둘린다. 흔히 님비현상(Not in my back yard)은 ‘내 뒷마당에는 안 돼!’ 하는 것으로, 자기 지역에 납골당이나 교도소, 특수학교나 쓰레기매립장과 같은 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한다. 핌피현상(Please in my front yard)은 대학이나 편의시설, 공원이나 문화공간이 들어서는 일에 찬성이다. 그런 공약에 저가 우매자인지 지혜자인지 상관하지 않음으로 정치는 늘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우매한 자가 크게 높은 지위들을 얻고 부자들이 낮은 지위에 앉는도다(6).” 이 얼마나 비극적인 일인가! 우린 이제 소신껏 투표하지 않는다. 정당을 따라 사람들에 쓸려 악마가 정권을 잡는다 해도 상관없다. 그렇듯 “또 내가 보았노니 종들은 말을 타고 고관들은 종들처럼 땅에 걸어 다니는도다(7).” 이치에 맞지 않고 엉뚱한 자가 다시 또 공공연하게 대표가 된다. 하나님은 이를 그냥 두심으로 우매함을 겪게 하신다.
3. 자신을 잃게 만드는 우매함
1) 자신을 망치는 우매함
“함정을 파는 자는 거기에 빠질 것이요 담을 허는 자는 뱀에게 물리리라(8).” 당장의 이득을 취하고 순간을 모면하려 들 때나 “돌들을 떠내는 자는 그로 말미암아 상할 것이요 나무들을 쪼개는 자는 그로 말미암아 위험을 당하리라(9).” 이는 우매한 정책이 그러하듯 얼마 지나지 않아 더 큰 화를 부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이들과 같이 자지 말고 오직 깨어 정신을 차릴지라(살전 5:6).” 믿는 자의 책임이 크다.
2) 성급함을 부추기는 우매함
“철 연장이 무디어졌는데도 날을 갈지 아니하면 힘이 더 드느니라 오직 지혜는 성공하기에 유익하니라(10).” 곧 미련함이 몸을 고생하게 하고, “주술을 베풀기 전에 뱀에게 물렸으면 술객은 소용이 없느니라(11).” 순간의 잔머리로 근본적인 해결을 볼 수 없다. 어떤 결정이나 무슨 일을 하는 데 있어 충분히 하나님께 기도하고 주의 뜻을 따르는 게 지혜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약 1:5).”
4. 우매한 자의 입술
1) 우매자의 말은 자신을 삼킨다
“지혜자의 입의 말들은 은혜로우나 우매자의 입술들은 자기를 삼키나니 그의 입의 말들의 시작은 우매요 그의 입의 결말들은 심히 미친 것이니라(12-13).” 실제 우매자의 그럴 듯한 말이 지혜자의 무던한 성실함에 비해 합리적이다. 결국 세 치 혀로 다스리는 세계는 거품이다. 그러므로 “의인의 입은 지혜로우며 그의 혀는 정의를 말하며 그의 마음에는 하나님의 법이 있으니 그의 걸음은 실족함이 없으리로다(시 37:30-31).”
2) 우매자의 말은 자신을 피곤하게 한다
“우매한 자는 말을 많이 하거니와 사람은 장래 일을 알지 못하나니 나중에 일어날 일을 누가 그에게 알리리요, 우매한 자들의 수고는 자신을 피곤하게 할 뿐이라 그들은 성읍에 들어갈 줄도 알지 못함이니라(14-15).” 그러니 이와 같은 말씀을 우리 삶에 적용하여 스스로 우매한 자리에 들지 않도록, 때로는 믿는 자의 침묵이 지혜다. 말이 많으면 허튼 맹세가 된다. 그러므로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마 5:37).”
5. 지혜자의 성실과 신중함
1) 지혜와 성실
“왕은 어리고 대신들은 아침부터 잔치하는 나라여 네게 화가 있도다(16).” 이처럼 게으르고 태만한 세계에서 “왕은 귀족들의 아들이요 대신들은 취하지 아니하고 기력을 보하려고 정한 때에 먹는 나라여 네게 복이 있도다(17).” 즉 규칙적이고 성실한 삶이 복되다. 게으른 자는 술 취함과 식탐으로 가난을 초래한다. “술 취하고 음식을 탐하는 자는 가난하여질 것이요 잠 자기를 즐겨 하는 자는 해어진 옷을 입을 것임이니라(잠 23:21).”
2) 지혜를 허물어뜨리려는 우매
“게으른즉 서까래가 내려앉고 손을 놓은즉 집이 새느니라(18).”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게으름은 가난을 부르고, “잔치는 희락을 위하여 베푸는 것이요 포도주는 생명을 기쁘게 하는 것이나 돈은 범사에 이용되느니라(19).” 유용한 것은 미연에 준비하고 감사하면 기쁨이 된다. 그러므로 “심중에라도 왕을 저주하지 말며 침실에서라도 부자를 저주하지 말라 공중의 새가 그 소리를 전하고 날짐승이 그 일을 전파할 것임이니라(20).” 곧 허튼 말이나 앞서는 말이 자신을 지배하지 않게 신중해야 한다.
우리가 예수 믿고 그 삶이 달라진다는 것은, “너희가 죄의 종이 되었을 때에는 의에 대하여 자유로웠느니라(롬 6:21).” 곧 하나님을 업신여기며 살았던 죄의 시절을 돌이켜, “너희가 그 때에 무슨 열매를 얻었느냐 이제는 너희가 그 일을 부끄러워하나니 이는 그 마지막이 사망임이라(21).” 고작 돌아오는 것은 죽음뿐이다. 호의호식하고 나는 새도 떨어뜨리며 살았다 한들, ‘정승 집 개가 죽었을 때 인산인해이던 것이 정승이 죽으면 찾는 이가 없다.’ 곧 우리는 영생을 소유한 자로 이 세상에서 연연하지 않는다. 주신 삶 속에서 주의 나라와 그의 영광을 위해 살면서, “그러나 이제는 너희가 죄로부터 해방되고 하나님께 종이 되어 거룩함에 이르는 열매를 맺었으니 그 마지막은 영생이라(22).”
그러므로 오늘 말씀이 너는 어느 쪽이냐? 하고 물으실 때 답해야 한다. “지혜자의 마음은 오른쪽에 있고 우매자의 마음은 왼쪽에 있느니라(전 10: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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