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 잠언 27:1 하나님이여 주의 이름으로 나를 구원하시고 주의 힘으로 나를 변호하소서 시편 54:1 삶의 허망함에 대하여 권력만큼 그 쇠락이 확연한 게 또 있을까? 천년만년 그 행사가 영원할 것 같더니.. [묵상글] 2016.10.27
[스크랩] 모두 잠들면 나무는 거꾸로 서서 걷는다 모두 잠들면 나무는 거꾸로 서서 걷는다 집을 나서다 눈부신 햇살을 등지고 그는 가을하늘을 올려다본다. 티 하나 없이 푸르러 손을 뻗으면 금세 닿을 것 같이 속이 다 울렁인다. 아, 참 맑다. 아이 몇이 늦은 등굣길을 재촉하며 지나간다. 잇대어진 건물들도 오늘만은 정겹다. 글방 앞 놀이터를 경계로..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단편] 교실에서 바라보는 풍경 교실에서 바라보는 풍경 (1) "어쩔 거야?" 짜증 섞인 목소리로 태식이가 다시 물었다. 양호선생은 못들은 척 책상 위에 널린 아이들의 건강기록부만 뒤적인다. 경호는 팔짱을 끼고 서 있다. 휠체어에 앉은 상준이는 무심하니 무릎 위에 놓인 교과서만 뒤적인다. 어쩌다 마지막 결정이 민우 손에 달리게 ..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소설] 하얀거짓말 잡담 정확히 눈을 뜨는 시각은 오전 열한시 반이다. 그것도 오차범위 플러스마이너스(±)이분 안에서 그렇다. 눈을 뜨기 전 나의 오랜 습관 가운데 하나는 귀에 익은 소리들을 가늠해 보는 것이다. 문을 여닫는 소리, 물 내리는 소리,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말소리, 자동차소리, 아이들이 재잘대는 소..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가을 앞에서 가을 앞에서 이상한 일이다. 아이들과 아침을 먹고, 아들 녀석이 학예회 준비로 바이올린을 가져간다며 태워달라고 해서…. 녀석을 학교 앞까지 바래다줬다. 그리고 무심히 뒷모습을 보고 있는데. 가을 앞에서, 햇살 고운 운동장을 가로질러 뛰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돈다. 이..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산책 산책 -추석 날, 도토리를 줍다 발치께의 이불을 끌어올리다 잠이 깬다. 모처럼 달게 잤다. 멀리서 새소리가 청아하게 들려온다. 어슴푸레하니 창이 훤하다. 모두 잠든 집안은 고즈넉하다. 새벽까지 음식을 만드네, 카드놀이를 하네, 싶더니만 다들 곤하다. 주섬주섬 옷을 입고 나서다, 화장실에서 나오..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측백나무가 있는 풍경 측백나무가 있는 풍경 널따란 마당 한편 뒷짐지고 비스듬히 서 있는 측백나무 그늘 싸리나무 가지 울타리에는 바람이 엄살부리듯 서 있다 손바닥만큼 하늘 가리우고 들랑대는 하얀 와이셔츠 소매에는 조각구름도 상긋댄다 생각은 낯설다. 마음은 생각과 맞선다. 언제부턴가 내 안의 수고가 이중으로 ..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오래된 편지 오래된 편지 이른 아침 글방에 나왔습니다. 새벽녘에 창에 듣는 빗소리를 듣다 슬그머니 글방으로 나왔습니다. 어슴푸레 날이 밝아오는 아침이었습니다. 비에 젖는 놀이터를 한참동안 바라보았습니다. 플라타너스가 빗줄기에 요동치고 있습니다. 동그마니 놓인 모래밭 위의 시소 두 쌍은 멀뚱하니 생..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소명 소명 벌써 몇 시간째 이러고 있다. 대회에 나가는 한 아이의 원고 때문에 모처럼 늦게까지 글방에 있던 것이 그만…, 무슨 말이든 하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처럼 안절부절 끔뻑이는 커서만 바라보고 있다. 요즘 나의 생각을 지배하는 것에 대하여, 그러므로 내가 앓고 있는 나의 에 대하여…, 어떤 식으..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선물 선물 (1) 말티재를 넘어 속리산으로 든 것은 다분히 즉흥적이다. 어디든 가자, 는 식으로 길을 헤맨 것이 한나절이었다. 일요일 오후답게, 더욱이 다음 날이 임시공휴일이고 보면 도로마다 나들이 차량으로 뒤엉키는 건 당연한 터이다. 그러니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하면서 갈팡질팡 목적지도 없이 .. [묵상글] 200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