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시집] 꿈꿀권리 덧정 그대 머물 수 있도록 내 마음 한 자락 비워 두었네 더불어 그대 고운 숨길 차지하려 벌써부터 나의 상처 도맡아 두고 지나온 시간 속의 숱하고 숱한 가래 끓는 소리에 귀 익혀 두었네 그런들 내 마음 비좁기만 하여 편치 못할 그대 자리 어쩌면 좋아 미련도 삭혀낼 수 있는 것이라면 그리하여 그대.. [묵상글] 2006.08.06
[시] 강을 걷는 나무 강을 걷는 나무 강을 걷는 나무를 보았습니다 성큼성큼 앞서 걷는 빛을 따라 종종걸음치는 나무를 보았습니다 해가 지고 가을이 깊어간다는 것을 그 걸음걸이를 보고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했던 생각을 되풀이하는 것만큼 지루한 모습이었습니다 강을 걷는 나무처럼 걷는 데 익숙하지 못하고 무엇을 ..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어느 풍경.2 어느 풍경.2 걸어가다가 내가 걸어가다가 주웠다 조그만 돌멩이 하나 모쫄한 게 꼭 국어 책이나 산수 책의 무게 만한 조그만 돌멩이 하나 해질 무렵 좁은 골목을 혼자서 걸어가다가 무심코 걸어가다가 주웠다 토끼풀 옆에 얌전히 앉은 조그만 돌멩이 하나 어쩌면 고구려 때 적국을 막아내기 위해 쌓은 ..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그대를 마음껏 사랑할 수 있다면 그대를 마음껏 사랑할 수 있다면 -낚시터에서 짙은 오판화의 배꽃 향기가 간절합니다 그대의 마을은 5월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리고 낯선 아침, 어디선가 들려오는 하모니카 선율처럼 안개에 젖고 있습니다 그대를 떠올리면 배꽃 물이 하얗게 든 긴 사연이 눈물겹게 찰랑댑니다 고마운 당신, 사랑은 추..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사랑에 대한 단상 1. 사랑에 대한 단상 선생을 만났다. 노을 때문이다. 노을을 등지고 학교를 가야 한다는 건 참 잔인한 일이다. 간간이 룸미러로 번지는 수줍은 하늘을 보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그리움이라니, 용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는 참을 수 없어 선생에게 전화를 넣었다. "오, 봉돌! 어디냐?" 선생의 ..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당신의 마을 당신의 마을 -고백 가끔씩 그림을 그린다. 흰 도화지 가득, 언덕을 그리고 예배당을 그리고 즐비하게 서 있는 양계장 사이 골 깊은 배 밭을 그리고 동네 어귀 약국 너머, 비로소 당신의 마 을 그리고…. 오판화의 그 선연한 흰빛, 배꽃이 필 무렵… 더는 색을 입힐 수 없다. 서툰 선들로 얼룩진 마을을 보..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나는 스킨십이 좋다 나는 스킨십이 좋다 "기억은 꿈을 꾸며, 몽상은 추억한다" -바슐라르 그리고 지금, 겨울비가 내린다. 타닥타닥 창을 건드리 는 장난스런 빗방울 소리에 이끌려 나는 자판을 끌어안 고 있다. 내 안의 그 무엇이 연신 장난을 건다. "꿈꾸는 것은 펜이다. 꿈꿀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흰 페이지이다. 자신만..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비늘무늬 비늘 무늬 -연애하는 사람 연애란 우리 말의 어원으로 '생각한다'라는 뜻에 있다. 사모(思募)하며 사유(思惟)한다는 것은, 곧 사랑을 일 컫는 말로, 누군가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사랑에는 아가페, 에로스, 필리아, 스톨케가 있다. 아 가페란 신적인 사랑으로 조건없는 사랑을 말하며 에로스 는 에로틱한..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때로는 그리울 때가 있다 때로는 그리울 때가 있다 "사랑의 대상은 주체의 은유이다." -줄리아 크리스테바 바람이 찬 날은 오후 햇살이 투명하게 눈부시다. 오후에나 집을 나선다는 건, 언제나 미안한 일이다. 벌써 오 래된 일과인데도 늘 민망하니 부끄럽다. 이미 학교를 다녀와서 피아노 학원까지 마치고 돌아온 딸애 앞에서는.. [묵상글] 2006.08.06
[스크랩] 우물 우물.1 마을 초입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었다. 한여름 정오에는 한 뼘의 그늘조차 내주지 않는, 인색하고 옹졸한 나무였다. 그러나 늘 그 마을을 떠올릴 때면, 그 나무 아래에 서 있곤 하던 기억이 먼저다. 아이들이 그리로 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고 보면,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지루하지 않는.. [묵상글] 2006.08.06